통합 작업 고삐 조이고 노조와 갈등 봉합 나서야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직 안정과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나은행을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해왔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이 일정 시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통합 일정이 최소 반년 가량 뒤로 미뤄지자 하나은행장 자리를 공석으로 유지할 명분도 사라졌다. 당면 목표 달성에 실패한 상황인 만큼 조직 추스르기와 김정태 회장 ‘책임론’에 대한 주변의 시선 분산에 나설 필요성도 생겼다.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하나금융은 조직 정비부터 나섰다. 기존 통합을 주도하던 임원 3명에 대해서는 자진 사임의 형식을 취한 사실상의 해임을 실시했고, 뒤이어 김 행장을 새로운 책임자로 선임한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선임된 김 행장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조직 내부의 어수선함을 바로잡고 장기전이 될 통합 작업에 대한 고삐를 조이는 것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다.
김 행장에 대한 조직 내부의 평가가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은행과 지주에서 다양한 업무를 두루 맡은 전략·재무통이라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는 만큼 통합 작업에 대한 내부적 준비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이뤄나갈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노조와의 갈등 통합의 경우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앞서 김한조 외환은행장 역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간 가교 역할을 담당할 것을 요구받은 바 있다. 그러나 노조를 아우르면서 효율적으로 통합작업을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하나금융 측의 당초 기대와는 달리 김 행장은 외환은행 노조의 강경대응에 대해 다소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6월 이후 통합 논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조기통합 협상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무기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속 합의 문제 등은 여전히 김 행장의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만일 노조의 요청을 들어줄 경우 매년 600억원 규모의 인건비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제고해야 한다는 점 역시 김 신임 행장의 과제다.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1.2% 증가한 8561억원을 시현했으나 순이자마진은 같은 기간 0.05%포인트 하락한 1.4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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