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청바지·1천원 수입과자 등 '10원 전쟁' 치열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내수시장에 이른 바 ‘가격파괴’ 붐이 일고 있다.이는 소비 침체로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유통업계가 움츠러든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소비심리 활성화를 위해 협력업체와 연계해 물량을 늘리고 할인율을 높여 고객유치에 나선다.먼저 영등포점에서는 13일부터 19일까지 물량을 최대 70% 할인 판매할 예정인 ‘컨버스 패밀리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전년 대비 4배 늘린 20억 규모로, 전체 물량의 80% 이상이 1만9000원·2만9000원·3만9000원의 균일가 상품으로 구성된다.또한 본점을 포함한 31개 점포에서는 15일까지 봄 황사 시즌에 수요가 많은 삼겹살, 딸기, 공기청정기 등 세 품목을 초특가에 한정 판매한다.박중구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장은 “경기불황이 계속됨에 따라 고객의 가격부담을 덜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가격경쟁력을 높여 완판 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초특가’ 바람은 패션·뷰티, 외식 업계 등으로 번지고 있다.우선 패션업계는 봄맞이 ‘저가 청바지’ 가격 전쟁이 불붙었다. 우선 이랜드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해 ‘1.2.9 저스트 진’이란 이름의 1만2900원짜리 청바지를 출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리바이스의 10분의 1정도에 불과한 이 청바지의 등장으로 스파오 전체 청바지 매출이 한 달 전 대비 150% 급증했다.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도 3만9900원짜리 ‘탑 데님’을 내놓고 저가 청바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지오다노, 베이직하우스 등 캐주얼 의류 업체들도 2~3만원대 저가 청바지를 내놓고, SPA 저가 청바지 공세에 빠르게 대응 중이다.뷰티업계도 최근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초저가 쿠션 파운데이션을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미샤와 어퓨는 각각 4800원, 4500원의 쿠션 파운데이션을 한정 출시했다.외식업계도 대대적인 저가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최근 피자헛은 30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팬피자와 치즈 크러스트를 출시 당시 가격으로 선보이는 ‘그때 그 가격 강제소환’ 이벤트를 5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단돈 천원에 판매되는 세계 수입과자도 인기다. 국내 과자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천원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소비자 호응이 높다.한편, 대형마트들은 최저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정보와 구매력 등 모든 역량을 쏟아 부으며 경쟁사를 겨냥한 ‘10원(이라도 더 싸게)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홈플러스는 12일부터 500가지 주요 신선식품의 가격을 현재 시세보다 10~30% 할인된 가격에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인하 폭은 당초 계획한 할인율 보다 더 커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이는 홈플러스의 할인 공세에 이마트 등 경쟁사들도 가격을 조정하는 등 할인으로 대응하고 있어 추가로 값을 더 낮췄다는 입장이다.홈플러스 관계자는 “우리의 내일자 전단지 할인 정보가 유출돼 이마트가 선제적 대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격인하 첫날부터 밀릴 수 없다고 판단해 30%가 넘는 할인율을 딸기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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