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남 순천보훈지청장
[매일일보] 입추가 지난 후 곳곳에 내리는 소나기가 반갑게 느껴질 만큼 무더웠던 8월이 지나가고 있다.내심 이 더위가 끝나고 청량한 가을 하늘을 기다리는 사람이 비단 나 하나뿐은 아니리란 생각이 든다. 허나 이 무더운 여름을 보내주기 전에 8월의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을지연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이달 17일 시작된 을지연습은 1950년 6.25와 같은 전쟁이 일어난 상황을 가상하여, 각종 테러와 사이버공격 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나라 안보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민․관․군이 합동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절차 등 위기관리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으로 전국 모든 행정 및 공공기관 등이 매년 동시에 실시해 오고 있다.올해 48회째를 맞이하는 2015 을지연습은 국가기관은 물론 전국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을 포함한 총 4000 여개 기관과 48만여 명이 참여하는 범정부 훈련으로 3박 4일간 실시된다.이 땅에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62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세대에게 전쟁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전쟁에 대한 걱정과 대비가 가장 철저해야 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20대의 절반가량이 6.25전쟁이 발발한 연도를 모르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기사가 나오기도 하였다.6‧25전쟁은 종전이 아닌 아직도 끝나지 않는 휴전상태이다. 휴전 이후에도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끊임없는 도발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DMZ에서 수색중이던 부사관 2명이 목관지뢰에 의해 다리가 절단된 사고 또한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은 하루하루 급변하고 있는 실정이다.매년 변화되는 안보상황에 발맞추어 정부에서는 을지연습을 통해 훈련 대상과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라를 지키고 국민들이 보다 안전한 나라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국민의 눈높이에 맞은 프로그램으로 모든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안보의식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전쟁을 잊은 민족에게는 절대로 평화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과거 6·25전쟁으로 인해 온 국토가 초토화되고,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음을 반드시 기억하고, 이 땅에 그러한 민족 최대의 비극이 또 다시 되풀이 되는 일이 없도록 과거를 상기하고, 현재를 조명하며,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우리 모두 잊고 있었던 을지연습에 대한 의미와 현재 대한민국 분단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안보의식을 확립하고, 이번 을지훈련기간 중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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