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이러면 우리도 뭔가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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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러면 우리도 뭔가 보여 준다
  • 이재필 기자
  • 승인 2006.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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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탈락자 전원 승진시켜라' 하위직 경찰공무원 집단 반발
▲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 노철환 부단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현대판 무신 정변이 일어나는가.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 앞은 많은 취재진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근위 근속승진과 관련된 승진예정자 전원을 승진시키라는 주장아래 전, 현직 경찰관들이 집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회에 참석하는 현직 경찰 전원을 징계조치하겠다는 경찰청의 압력 때문인지 예상과는 다르게 소수의 시민단체 인원들로만 집회가 이루어졌다.

이들은 이날 성명 발표를 하면서 하위 경찰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제정된 경찰공무원법이 경위 근속승진법을 개정했고 이를 지키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된 집회 시위를 벌일 것을 밝혔다. 덧붙여 하위 경찰 공무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있다고 전했다.

경찰의 위신 하락에 이은 내부 갈등

요즘 경찰이 위태위태하다. 지난 해 말 허준영 전 경찰 총장이 시위진압 농민 사망이유로 사퇴했고. 이에 경찰들은 하나로 뭉쳐 허 전 총장의 사퇴를 반대했다. 경찰 관계자에게서는 경찰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는 한탄의 소리가 나왔었다.

경찰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이시기에 요즘 경찰이 내부 갈등을 겪으며 서로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 위기는 더 심각하다. 내부 분열의 원인은 올해 초 새로 개정된 경찰공무원법이 시행되어 적용된 경위 근속승진 확대에 있다.

경찰 내 갈등이 되고 있는 이 경위근속승진은 4월 7일 시행된 개정 경찰공무원법에 8년 이상 근무한 경사는 경위로 진급시킨다고 제정되어 있다.

이를 경찰청과 정부가 경위자동승진 대상자 4,600여명 중 근무성적을 적용시켜 2,600여명은 승진시키고 1,900여명은 탈락 시킨대서 경찰 내 갈등은 비롯됐다.

지난 11일 오후 2시 하위직 경찰과 전직 경찰로 구성된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은 서울역 광장에서 경위 근속승진 탈락자의 전원 구제를 요구하는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명서 발표에서 시민단체는 개정된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당연히 자동으로 승진되어야 할 대상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심사승진에 적용되는 근무성적을 이유로 자동 탈락시키는 것은 법을 위반 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음을 강조. 전원 구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을 발표한 전경수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장은 일반직 공무원은 ‘이미 58%가 6급 주사급을 비롯하여 사무관급 중심인 항아리형태로 전환되었다는 통계가 나타나 있다. 경찰은 6급 상당의 경감급 이상 치안총감까지 고작 6%에 불과하다. 58%와 6%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정부는 전체 경찰 중 하위직 단계인 8급 수준의 경사가 84%, 한계급 높은 경위 이하가 94%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 전하며 저임금으로 정부가 경찰을 부려만 먹었다는 목소리가 하위직 경찰들의 생각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이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하위 경찰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개정한 법안이 오히려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하는 전 단장은 근속승진 탈락자 전원이 승진하는 날까지 계속 집회 시위는 물론 범국민적으로 홍보활동을 확산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집회에 현직 경찰관들의 집회 참여는 없었다. 다음번엔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은 심사, 시험승진에 적용하는 근무성적을 근속승진에 적용시켜 승진 대상자를 무더기로 탈락시킨데 대한 이택순 경찰청장에 대해 형사 고발조치 불사할 뜻을 비쳤다.

11일 열린 이 집회에 전, 현직 경찰 1000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추측됐었지만 이날 모인 집회 인원은 10명 안쪽의 전직 경찰이 주를 이룬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 회원들이었다.

이렇게 예상 밖의 인원만이 참석하게 된 이유는 이택순 경찰청장이 ‘집회에 참석하는 현직경찰에 대해 단체행동을 금지하는 국가, 경찰공무원법을 적용하여 형사고발하겠다.’고 엄중 경고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해 이 집회를 정찰 나온 경찰청 한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집회 참석자 전원에게 징계를 내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이로 인해 집회에 참석한 하위직 경찰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해 시민단체 측에서 집회가 아닌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 같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의 주장에 시민들의 반응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역에서 발표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법으로 정했으면 당연히 지켜줘야 되는 것 아니냐. 나라에서 정한 법을 나라에서 어기면 이건 뭐 어쩌라는 것이냐.’라고 말하며 시민단체를 응원했다.

반면 같이 발표를 지켜보던 다른 한 시민은 ‘무한경쟁시대에 공무원이라고 무조건 승진 시킨다는 것은 이해 할 수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집회와 관련해 현직 경찰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의 불만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승진 탈락 경찰들이 납득할 만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고려 시대 무인들을 무시하고 경시하던 풍조는 무인들의 반발을 사 결국 무신정변이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하위직 경찰 공무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는 지금 정부와 경찰청. 그리고 하위직 경찰 공무원들의 신경은 날카롭게 곤두서있다. 정부가 요구를 들어주기 전까지 집단행동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전 장관의 발언에서 엿 볼 수 있듯이 쉽게 해결 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경찰 내부에서 조차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개정 경찰공무원법에 관련해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많이 있다.

여야가 합의에 의해 승진인사 적체 현상을 해소 하고 장기근속 경사급 사기 진작을 위해 경위 근속승진 확대를 개정한 경찰 공무원법을 제정만 해놓고 손을 놓고 있는 다면 이들의 불만은 어디서 어떻게 표출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들이 시위참여는 물론 이고 파업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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