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 취급 받는 일진문화가 거리를 무법천지로 만든다
지난 23일 남산에서 벌어진 폭주 집회에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을 벌여 15명의 폭주족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폭주에 가담한 폭주족은 10~20대의 청소년이라고 밝히며 청소년 폭주 문화가 심각한 수준에 와있음을 시사했다. 한 청소년 관리센터 관계자는 이들 청소년이 폭주를 하는 것에 대해 ‘소위 일진이라는 집단이 갖는 우월감에서 오는 일탈행동’이라고 설명하며 ‘청소년시기에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택하게 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폭주족 청소년은 ‘친구들이 잘 나가는 자신을 부러워하고 같이 폭주를 했으면 하고 바라는 친구들도 많다.’고 밝히며 현재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주족에 대한 인식과 그 참여도가 위험수위에 달해 있음을 보여줬다.
기자의 취재 결과 역시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이처럼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들 보다 우월하기를 바라며 폭주족이 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때 묻지 않은 나이임에도 폭주족을 동경하며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소년층 사이에서 폭주족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 폭주족은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공권력을 비웃으며 시민들에게 폭력과 공포를 배달하고 있다.
너무 어린나이에 많은 것을 버렸다
지난 23일 남산에서는 경찰의 대대적인 폭주족 단속이 있었다. 이번 단속에서 경찰은 폭주에 참가한 15명의 폭주족을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의 차량과 오토바이를 압수했다.
이날 벌어진 폭주족들의 집단 무법질주는 시민들에게 재산적 피해와 동시에 정신적 피해를 입히며 충격을 줬다. 허나 이들에게 진정으로 충격을 준 것은 폭주에 참여한 인원들 대부분이10~20대의 청소년이라는 사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족의 대부분은 청소년”이라고 밝히며 “학교를 다니거나 아니면 학교를 자퇴한 애들이 음식 배달 등의 일을 하면서 폭주에 많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또한 “애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면 겁이 없어진다. 혼자 있으면 안 그렇다가도 떼 지어 몰려다니면서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전했다.
한 청소년 관리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이러한 폭주 문화는 소위 일진이라는 자가 갖는 우월감에서 오는 일탈 행동.”이라고 설명하며 “청소년시기에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택하게 되는 행동 중에 하나가 폭주족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폭주족 청소년은 “친구들이 잘나가는 나를 부러워한다. 나와 같이 폭주를 하기위해 소개 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밝히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주족 문화가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폭주족 대부분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에 시민들은 기가 차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 사는 김 모씨는 “학교에 다닐 나이에 한밤중에 오토바이를 저렇게 위험하게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참 요즘 애들 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애들을 저렇게 만들었을까”라고 전하며 아이들의 폭주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폭주족들의 무법질주를 바라보던 이 모씨는 “요즘 애들 무섭다 무섭다 했지만 저렇게 막 나가는 건 처음 보네. 그리고 저걸 요즘 애들이 동경한다고? 어허 이거 참”라고 전하며 무서운 아이들의 질주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남대문에 사는 김 모씨는 “아이들끼리 우루루 몰려서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 자동차며 자판기며 다 때려 부수는 걸 봤어. 요즘 애들 무서워서 어디 살겠어.”라고 전했다.
이렇게 폭주족의 대부분이 청소년들이고 이들이 이렇게 대책 없이 시민들에게 폭력과 공포를 일삼고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청소년 폭주족은 소위 일진문화
현재 서울에서 폭주족 클럽 활동 중인 권 모군. 권 군은 학교를 자퇴하고 현재 배달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권 군은 “현재 활동 중인 폭주족 구성의 대부분은 고등학생 혹은 학교를 자퇴한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대부분 배달직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히며 폭주족 구성의 대부분이 청소년임을 설명했다.
이어 “애들이 배달할 때 쓰는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집회에 참여하거나 돈 모아서 자신의 오토바이를 구입해 튜닝한 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왜 달리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짧게 “스피드가 좋아서”라고 대답한 권 군은 이어 “경찰들을 따돌리는 스릴은 폭주의 최고 묘미”라고 전하며 청소년 폭주족들 사이에서 공권력의 위신은 이미 땅에 떨어져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폭주를 행하면서 자동차나 공공기물을 종종 파손하고 다닌다고 밝히며 “맘에 들지 않기 때문에 부순다. 달리고 있을 때 무엇인가가 방해한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는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전했다.
‘사람들에게 조성되는 위화감과 그로 인한 거부감은 어떻게 생각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 군은 “왜 폭주족이 족이겠는가. 단체이기 때문에 폭주족이다. 단체이기 때문에 무서움은 없다.”고 밝히며 “사람들이 느끼는 위화감이나 거부감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다 받아들일 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고 있다.”고 전하며 청소년들의 집단 문화에 따른 폭력심각성을 드러냈다.
주로 핸드폰이나 인터넷 등을 사용하여 집회의 모임 전달과 상황을 주고받는다고 밝힌 권 군은 “폭주하는 애들은 거의 일진들이다. 친구들이 폭주 한다고 하면 부러워한다. 자기들도 어떻게 한번 껴보고 싶어서 부탁을 하기도 한다.”고 전하며 청소년들 사이에 퍼져 있는 소위 일진문화가 청소년들을 탈선의 현장으로 부추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권 군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일산이나 분당, 신림, 여의도 등 서울을 비롯한 근교 지역은 물론이고 강화 의정부, 남양주, 구리 등 폭주족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들 지역의 축을 이루는 폭주족들 역시 청소년들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가 폭주족?
서울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군. 김 군은 다른 아이들이 우러러 보는 소위 잘나가는 일진이 되고 싶다.
“제가 싸움도 잘하고 잘 놀면 친구들도 저를 부러워하고... 기분이
좋잖아요.”라고 밝힌 김군은 “꼭 일진이 되서 폭주족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폭주족이 되면 스피드도 즐기고 스트레스도 풀고 여자도 많이 만날 수 있거든요. 친구들도 부러워하고. 전 꼭 폭주족이 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폭주족이 되기를 바라는 또래의 친구들이 많은갗라는 기자의 질문에 “예 제 친구들은 거의 다가 폭주족이 되고 싶어 해요. 폭주족이 되면 일단 형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형들과 친해지면 그만큼 나의 세력이 막강해지는 거니까요”라고 대답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주족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또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주족 우상화가 심각한 상황에 달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폭주족이 되고 싶다고 밝힌 서울 모 중학교 박 모군. 박 군은 “제가 아는 형 중에 폭주클럽에 가입한 형이 있는데 그 형은 어딜 가나 사람들이 우러러봐요. 진정한 일진이죠. 저도 그 형처럼 어딜 가든 거리낌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 청소년 관리센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소위 일진이라는 집단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세하고 있다. 이들은 또래들에게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고 이는 학원 폭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일진 문화가 나아가서 폭주족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집단을 형성하는 학원 일진문화는 더 큰 집단을 이룰 수 있는 폭주족이라는 매체를 만남으로서 이들의 일진 문화를 더욱 광범위 하게 만들며 이들은 더욱 죄책감 없이 폭력을 휘두른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청소년 폭주족에 고민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부모들이다.
서울에 사는 김 모씨는 요즘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김 씨는 “아들이 2달 전부터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조르고 있다. 위험해서 안 된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조르고 있다. 안전하게 탄다고는 하는데 그걸로 폭주족이니 이상한 걸 하러 다니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어 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이 모씨 역시 머리가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아들이 오토바이를 하나 구했는데 주말만 되면 밤에 밖으로 나간다. 뭐 하러 나가냐고 물으면 ‘바람 쐬러 간다’ 고만 하고 당췌 정확히 얘기를 해주지 않는다. 잘 모르겠지만 걱정이 앞선다.”고 전했다.
도로 순찰대 한 관계자는 “요즘 거리를 보면 오토바이들이 집단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앳된 청소년들이다.” 라고 밝히며 “폭주족 관련 민원이 늘고 있고 이들 관련 폭주족은 대부분 청소년인 것으로 봐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주족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 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민들 역시 늘어나는 청소년 폭주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폭주족들이 집 주변에 자주 나타난 다고 밝힌 김 모씨는 “청소년들이 폭력문화에 젖어 아무 죄책감 없이 자동차며 공공기물을 파기하고 돌아다닌다. 어른들이 청소년을 무서워하는 게 어이가 없지만 이거 어디 무서워서 살겠는가.”라고 전하며 청소년 폭주족의 폭력성이 극에 달해 있음을 설명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이 모씨 역시 이들의 행동이 도를 넘어섰다고 전하고 있다. 이 씨는 “밤이 되면 폭주족들이 하도 몰려와 아이들이 겁을 먹고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다. 경찰들마저도 우습게 아는데 시민들은커녕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대하겠는가.”라고 전하며 폭력과 공포로 얼룩진 청소년 폭주족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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