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부채 비중 글로벌 금융위기때보다 높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기업의 위험부채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당장 시중금리가 현재보다 1.5%포인트 상승하면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위험기업’도 글로벌 금융기업 당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기업 중 일시적 유동성 부족이 우려되는 위험기업 비중은 올 상반기 15.9%로 지난 2009년 21.2%보다 하락했다.다만 이들 기업이 가진 위험부채가 전체 기업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21.2%로 2009년의 16.9%보다 4.3%포인트 상승했다.이는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대기업들의 유동성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유동성 위험기업이란 이자보상비율과 유동성 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을 의미한다.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고 단기 채무가 단기 유동자산보다 많아 일시적 유동성 위험을 겪을 수 있는 기업이란 말이다.업종별로는 조선이 전체 기업 중 62.5%가 위험기업으로 분류됐으며 건설(28.7%), 철강(24.2%) 등도 위험기업이 많았다. 위험부채 금액 기준으로는 조선(93.7%), 운수(53.9%), 기계장비(38.5%) 업종이 높았다.
조선, 운수, 기계장비 등의 업종은 부채 규모가 큰 대기업 중심으로 유동성 위험이 높아 위험부채 비중이 위험기업 수 비중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향후 1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포인트 떨어지면 위험기업 수 비중이 현 수준보다 2.3%포인트 증가한 18.3%로 추정됐다. GDP 성장률이 1.5%포인트 하락하면 위험기업 수 비중은 3.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각각의 경우 위험부채 비중은 1.8%포인트, 3.8%포인트 증가해 성장률이 떨어질수록 위험부채 증가폭이 커지는 것으로 전망됐다.또한 회사채 3년물 시장금리가 1.0%, 1.5% 상승 시 위험기업 수 비중은 각각 2.8%포인트, 5.3%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경제성장률보다 금리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GDP성장률이 1.5%포인트 둔화되고 시장금리가 1.5% 상승하면 위험기업 수 및 위험부채 비중은 각각 8.2%포인트, 11.4%포인트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업종별로는 기업 수 기준으로 운수, 건설, 석유화학, 자동차 순으로, 부채금액 기준으로는 기계장비, 운수, 석유화학, 건설 순으로 복합 충격에 취약했다.조선업종의 경우 이미 절반 이상의 업체가 위험기업으로 분류돼 충격에 의해 새로 위험기업에 편입될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한은은 향후 급격한 경기둔화, 금리상승 등 추가적인 충격 요인이 발생하면 기업들의 일시적 유동성 부족 현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유동성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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