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상황과 미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오는 3월 또는 4월에는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기준금리 인하 조치 전제조건으로 경기 상황과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전에 세계 정책공조 차원에서 통화 완화적인 신호를 보내거나, 우리나라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면 한은이 당장 다음 달에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으로 출구전략을 추진해온 미국 연준마저 미약하나마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변수로 나타났다. 한편 재닛 옐런 미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1일 미국 의회에 출석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10일 예정돼 있다. 미국의 FOMC 회의는 닷새 뒤인 15일부터 이틀간 열린다.증권사별로는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3월로 보고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은 “한은이 환율과 경기, 미국 통화정책 등 상황을 지켜보고 다음 달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보면 한은이 내수 경기 지표 등을 보면서 4월께 경기 전망 하향 조정을 앞두고 다음 달 금리를 내리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4월이 더 유력하다는 시각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결정일 것”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기본적으로 4월로 본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한은이 3∼4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관측하며 금리 인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다른 통화가 약세인 만큼 환율 유지를 위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올해 미국의 출구전략이 미약하거나 정부가 올해 하반기 추가 경정예산 편성에 나선다면 한은이 하반기에 한 차례 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나왔다. 미래에셋의 박 연구원은 만약 올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거나 한 차례만 인상한다면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열어 연 1.50%인 기준금리를 8개월째 동결했다. 금통위 위원 7명 중에서 하성근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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