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세 지속 전망…연내 1300원 돌파 전망도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북한 리스크와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19일 원/달러 환율이 5년8개월 만에 최고치인 1230원대를 넘어서자 외환당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구두개입’ 방식으로 외환시장 안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 쪽에 힘을 더 실어줄 대내외 요인들이 널려 있어 연내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뚫을 것이라는 예측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당국이 외환시장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최근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일중 변동폭은 평균 10.4원(평균 변동률 0.87%)으로 2010년 2분기의 12.8원(평균 변동률 1.08%) 이후 5년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폭이 커진 것은 한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요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하락 추세는 물론이고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 우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일본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 등의 대외적 경제환경 변화가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이런 요인이 결과적으로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폐쇄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가 외환시장에 결정타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의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와 연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져 17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0.5원 급등했다. 19일도 원/달러 환율은 개장 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장중 달러당 1230원대를 돌파한 뒤 1239.6원까지 올랐다가 당국의 구두개입 소식이 알려진 뒤 반락해 7.0원 오른 1234.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마감 환율은 2010년 6월11일의 1,246.1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문제는 이러한 환율의 상승세가 잦아들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1월 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새로운 경제 하방 리스크를 언급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에 반대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는 한층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율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혀왔으나 환율 변동폭이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불안정해져 외환당국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