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은 내 것이요, 네 것도 내 것~”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그동안 수 십 건의 잦은 특허소송으로 몸살을 앓아온 LG그룹이 최근 특허경영을 본격화하겠다며, 중요 특허이슈를 협의하고 신사업 분야의 특허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8개 계열사의 협의체인 ‘LG그룹 특허협의회’를 출범시켰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특허분쟁에 철저히 대응하고 특허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톱 특허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것이 협의회 출범의 변으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명과학 등 계열사의 특허 임원 및 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의 의장은 이정환 LG전자 특허센터장이 맡았다.
그런데 이 특허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LG의 주요 계열사들이 대체로 크나큰 송사에 휘말리거나 중소기업의 인력을 빼가고 핵심기술을 유출해가는 소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LG그룹은 국내 주요 기업들 중에서도 기술특허나 의장등록 등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수많은 분쟁을 치러온 대표기업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매일일보>은 ‘LG그룹 특허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국내외를 넘나드는 LG의 막가파식 특허경영을 2회에 걸쳐 집중 진단했다.
지적재산권 관련 수많은 분쟁 치러온 LG, 특허협의회 출범으로 산업계 긴장
기술 훔치는 수세적 특허전략 시장진입 원천 봉쇄시키는 공세적 전략으로
LG의 기술 빼돌리기 ‘전과’들…
LG의 특허가로채기가 문제된 것은 이뿐 만이 아니다. ‘특허협의회’의 일원인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동양제철화학(현 OCI)에서 20년간 근무한 인력을 스카웃, 이 회사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정황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그마저 가져가 버리면?
이처럼 그동안 자사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의 인력을 빼가고 핵심기술을 유출하는 등 불미스런 논란에 수차례 휩싸였던 LG그룹이 ‘특허경영’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한데 대해 산업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LG그룹이 경쟁기업의 기술을 훔치고 그 사실이 들통나서 피소를 반복하는 그동안의 수세적인 특허전략에서 한걸음 나아가 경쟁기업의 시장진입을 원천 봉쇄시키는 공세적 전략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대기업과의 특허분쟁을 진행하는 일이 회사의 존망을 결정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허분쟁을 둘러싼 법정 분쟁의 경우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이상이 걸리는데, 그나마 하나의 특허 기술로 승부를 보는 중소기업의 경우 해당특허기술마저 가압류 당해버리면 특허분쟁이 끝나기도 전에 기업이 먼저 문을 닫는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까지 승소했던 서오텔레콤의 경우, 분쟁과정에 중국업체와의 480억원대 계약무산, 소송비용이 30억원을 넘는 등 많은 것을 잃었다고 한다.때문에 일각에서는 “LG의 특허경영이 핵심기술 쟁탈이나 중소기업을 죽이는 등 그동안의 막가파식 밀어붙이기가 아닌 기업들과의 공생관계를 생각한 좀 더 발전적이고 도덕적인 특허경쟁이 되어야한다”는 진심어린 충고를 하고 있다.‘특허협의회’ 구성 진짜 목적은 뭔가? |
LG는 계열사 간의 특허협력을 강화해 특허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략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 <매일일보>은 최근 LG전자가 워크아웃 상태인 대우일렉과의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하는 등 LG 특허경영 주축으로써의 역량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지적한 바 있다. 이정환 LG특허협의회 의장은 “계열사별로 흩어져있는 특허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시너지를 크게 높이겠다”며 “방어적이기 보다는 공격적으로 특허전략을 바꿔 나가며 특허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그룹 특허협의회’의 공식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특허협의회는 특허전쟁에 대비하고 수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장의 공격적 특허전략과는 상반되는 설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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