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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의를 겸허히 받들고 새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였다. 박 대통령이 육성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총선이 끝난 지 닷새 만에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고, 여소야대 및 3당 체제로 재편된 20대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원칙론이라 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육성으로 협치(協治)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새누리당 원유철,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4·13 총선 후 첫 회동을 열고 오는 21일부터 한 달간 4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여야 3당은 각 당이 민생 법안, 경제 활성화 법안이라는 법안에 대해서 꼭 통과시켜야 할 법안을 몇 개씩 정해 3당 수석부대표가 실무적인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여야가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은 총선에 따른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국민들도 기대가 클 것이다. 우리는 19대 국회를 역대 최악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4년 내내 막말과 몽니로 일관하며 법안 하나를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아무리 선의로 베풀어도 받아들이는 상대가 선의로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미 선의가 아니다. 인간사가 이럴진대 하물며 정부 정책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선의를 갖고 추진하는 정책이라 해도 일방적일 때는 반발이 일어나는 게 자연스런 일이다. 그렇기에 소통을 통해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정치행위다. 그것을 망각할 때 국민은 분노하게 된다.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수렴하는 것은 이제 정치권의 몫이다. 어떤 정부 정책도 정치권의 협조 없이는 제대로 된 추진이 불가능하다. 소통 부재는 결국 오만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새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은 소통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 어떤 권력이든 집권할 때보다 물러날 때가 더 어려운 법이다.민주주의란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자각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것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나지 않았는가. 정치권이 국민의 뜻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할 때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오늘은 마침 4·19혁명 56주년을 맞는 날이다. 우리 모두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받친 선열의 뜻을 되새기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