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서온 기자] 신용카드·체크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제도 연장의 필요성을 높이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도의 존폐를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존폐·보완 여부를 8월까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일몰 기한을 앞으로 5년 더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2016년 12월 31일 종료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기한을 2021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한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총 급여액의 25%를 초과하는 경우, 최대 300만 원까지 초과 금액에 대해 15%를 공제해 준다. 체크카드의 경우 30%의 공제율로 더 높다.

이 제도는 1999년 국민들의 신용카드 사용을 유도해 세원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의도에서 도입됐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2002년까지 시행하는 한시법이었으나 지금까지 6차례나 일몰기한이 연장됐다. 일몰기한이 다가올 때마다 증세나 다름없다는 국민적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이전 연장 논의 때와 다름없이 찬반 의견차가 큰 모습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연장하자는 측은 제도 폐지 후 근로소득자의 세수 부담이 커지고 세원 확보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세원 투명성이 아직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결국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카드 공제 제도를 없애는 것은 최근 불거진 경유값 논란과 같이 근로자, 서민의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원 투명성도 완전히 확보되지 않아 아직도 근로 소득자 상당수는 개인 사업자와의 조세 형평성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드 소득공제 폐지가 필요하다는 측에서는 카드 사용이 이미 보편화돼 있어 제도가 폐지되더라도 세원 확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카드 소득 공제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는 점과 카드를 만들 수 없는 저소득층 등의 계층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오히려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는 역차별이라는 측면도 거론됐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예전에는 현금 거래가 많아 탈세가 많이 일어났지만 이제는 카드 사용이 일상화돼 카드 소득공제가 없어진다고 예전처럼 현금을 많이 사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에 대한 성과 평과에 착수한 상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성과평가는 조세특례 제도의 존폐, 보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보자는 것”이라며 “신용카드 공제제도라고 해서 다른 조세특례 제도와 다를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월 세법 개정안이 나오기 전까지 성과 평가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