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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부산지방병무청 임상병리사 정주영] 2015년 OECD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13년을 기준으로 82세에 이르렀다고 한다. 의료기술은 나날이 발달하고 있고, 영양섭취도 좋아지고 있으니 곧 100세 인생도 멀지 않았다.이처럼 길어진 수명은 우리에게 축복이고 행복일까?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은 예로부터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이었으니, 건강하게 오랜 삶을 누리는 것은 물론 축복이겠지만 아픈 몸으로 기나긴 삶을 견디는 것은 본인과 가족에게 큰 고통이 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가 하는 것이다. 기존 평균수명에 수명의 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상태를 반영한 건강수명이라는 지표가 오늘날 훨씬 더 중요하게 인용되고 있다는 것도 이런 사실을 반영한다.오늘날 한국인은 서구화된 식습관, 음주, 과로, 스트레스, 환경오염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사후적 질병치료 중심의 보건정책으로는 온전히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운동, 식습관 개선 등 생활습관의 변화와 함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질병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중심의 예방적 건강정책이 불가피하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국민건강증진법」을 제정 시행하여 생애에 걸쳐 건강검진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조기에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이러한 차원에서 병무청의 징병검사도 국민 건강증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남성은 19세가 되면 징병검사를 받게 되는데, 주된 목적은 의무자들의 심신상태가 군복무에 적합한지를 판정하는 것이지만, 다양한 검사와 의료정보 제공으로 병역의무자 입장에서는 건강검진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특히, 징병검사 중에 실시하는 임상병리검사는 질병의 진단과 경과관찰, 치료효과 확인 등 판정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병무청은 현재 종합병원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매년 35만 여명의 병역의무자 전원을 대상으로 면역학 검사, 생화학 검사, 혈구검사, 뇨화학 검사 등 다양한 병리검사를 실시하고, 징병검사 결과통보서를 통해 그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병리검사 결과로 알게 되는 다양한 수치는 신체건강의 바로미터가 되어 간염, 지방간, HIV 감염, 빈혈, 당뇨, 사구체신염, 혈뇨, 혈구질환 등과 같은 내과, 비뇨기관 질환 판정에 활용되면서 병역의무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특히 혈구검사를 통한 혈소판감소로 인한 자반증, 당뇨검사를 통한 당뇨병 같은 질환은 병무청 검사로 처음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조기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이에 병역의무자들은 징병신체검사로 생각지도 못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시작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에 감사를 전하기도 하였다.또한 병무청은 병리검사 결과를 토대로 병역의무자 건강관리 상담과 함께 질병관리 리플릿 배부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여 병역의무자들에게 건강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조기에 질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병무청 임상병리검사는 이처럼 병역판정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 이제는 국민의 건강척도를 알려주는 몸 건강 프로필이 되어, 병역의무자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국민 건강 지킴이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병무청은 앞으로 검사항목과 질병관리정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군대를 가기 위한 문턱으로 여겨졌던 징병검사는 따뜻한 변신을 거듭해 젊은 병역의무자들의 건강을 돌보는 청춘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누구나 건강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개인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병무청은 정예자원 충원이라는 본질적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국민의 건강한 삶을 보살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징병검사를 받는 날은, 건강을 지키는 날이다. 부산지방병무청 임상병리사 정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