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이슈주도에 JP와 냉면회동 예정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국민의당 공동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한동안 중앙정치에서 사라졌던 안철수 전 대표가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그의 대권주자로서의 지지폭은 크게 내려앉았다. 2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국민의당 주요 지지기반인 광주·전라 등 호남에서 안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밀려났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전국 지지율은 전주와 동일한 9.7%에 머물렀다. 1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하락세에 안 전 대표가 본격 공식행보에 나서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달 대전에 이어 호남을 방문할 예정 등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
전날(24일) 안 전 대표는 대전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연석회의와 충청 지역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곳 대전은 전국 평균보다도 국민의당에 더 높은 지지를 보내줬다”며 “대전은 국민의당이 태어난 곳이며 '3대 혁명'에 대한 저희의 주장이 잘 전달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치켜세웠다.
또 공식일정과 별개로 안 전 대표가 줄곧 강조했왔던 과학기술계 인사들과 면담 자리를 마련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과학기술·교육·창업’을 거듭 강조했다. 대전에 한국과학기술원 등이 위치해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원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같은 야권인 더민주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는 2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양과 광주 등 호남을 방문한다. 안 전 대표는 일정 첫날 광양에서 강연을 하고 광주에서 광주·전남 의원 및 지역위원장과의 만찬에 참석한다. 이튿날에는 이들과 무등산 등반이 예정돼 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 부진에 민심 회복 차원에서 1박2일간 방문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측은 “우연히 시기가 겹친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더민주 당권주자들이 모두 호남구애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견제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앙정치에서 멀어져 있었던 동안 놓쳤던 이슈주도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개헌 논의와 맞물려 내놓은 ‘행정수도 이전’ 카드가 예사롭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검토할 때가 됐다”며 “추후 개헌논의가 시작될 때 꼭 행정수도 이전은 개헌사항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대선정국에서 본인의 대선공약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론은 안 전 대표 외에도 여야 잠룡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꺼낸 바 있다.
아울러 추석 전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의 ‘냉면회동’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확장하겠다는 의도도 포착된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정국에서 좌클릭에 나선 국민의당 상황에서 정통보수로서의 JP와의 만남은 차기 대선정국에서 지지기반을 다시 중도로 되돌릴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