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예술과 과학의 결합, 영국 융복합 공연 ‘유어 라스트 브레스’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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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예술과 과학의 결합, 영국 융복합 공연 ‘유어 라스트 브레스’ 개막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6.09.0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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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160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영리하게 구성된 지능적인 쇼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1936년 독일의 평론가인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유명한 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을 통해 기술의 발전이 예술에 초래하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정확히 8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예술과 기술 간의 상관관계와 결합은 문화산업에서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송성각)이 운영하는 cel스테이지에서 초연되고 있는 작품 ‘유어 라스트 브레스(YOUR LAST BREATH)’는 그런 의미에서 눈 여겨 볼 작품이다.

1999년 실제로 있었던 스키선수 안나 배겐흠(Anna Bågenholm)의 사고를 과학적으로 고찰해 무대 위에서 풀어낸 이 공연은 2011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 Fringe)에서 초연될 당시 현지 유력언론 ‘가디언’으로부터 “철저하고, 영리하고, 지능적인 쇼”라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공연은 노르웨이의 산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각기 다른 네 개의 시간대에 걸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현재인 2016년을 살아가는 프레이아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대로 유골을 뿌리기 위해 노르웨이의 산을 오른다.

프레이아가 눈앞에 펼쳐진 높고 험난한 능선을 오를 수 있는 것은 1876년 미지의 산악지대의 전모를 밝히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크리스토퍼가 만든 지도덕분이다.

동시에 이 산은 1999년 공연의 모티프인 실존인물 안나 배겐흠이 스키를 타던 중 조난을 당해 얼음폭포에 갇힌 곳이기도 하다.

이 사고로 안나의 체온은 13.7도까지 떨어지고 이내 심장이 멈춰버리지만, 의료진은 가사상태를 치료에 이용하는 새로운 시도로 그녀를 되살려낸다.

그리고 이 혁신적인 치료법은 훗날 태어나지 못할 위기에 처한 한 생명을 구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2036년, 잉그리드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무사히 성장해 성인이 된다.

등장인물들의 상황은 각기 독립적이지만 동시에 160년이라는 유구한 시간에 걸쳐 이들 모두의 삶과 죽음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시간은 흐르는게 아니라 쌓이는 것

‘시간은 흐르는 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는 말처럼 관객은 마치 서로 다른 세월에 형성된 층위의 지면이 겹겹이 쌓여 이뤄진 하나의 거대한 산을 보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공연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노르웨이 소수민족 사미(Saami)족의 민요 요이크(Yoik)는 이런 정취를 더욱 고조시킨다. 악보나 가사 없이 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만 전승된 요이크는 ‘이 세계엔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어 라스트 브레스’는 오는 9월 11일까지 서울 청계천 cel벤처단지 내 cel스테이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cel벤처단지는 국내 콘텐츠산업의 진흥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융복합 킬러콘텐츠의 개발을 위해 조성됐다”며 “이번 초청 공연이 국내 콘텐츠 창·제작자들의 역량과 창작 의욕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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