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기자간담회서 화학사업의 중요성 및 비전 강조
[매일일보비즈] 최근 GM, 포드 등 미국 유명 자동차회사와의 배터리공급 계약, 오바마 대통령의 공장 기공식 참석 등으로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는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이 “LG그룹은 화학(사업)이 잘 해야 한다”며 화학 사업의 중요성 및 비전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27일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그룹은 1947년에 부산에서 화장품으로 시작한 회사다. 전자는 10년 뒤인 1957년에 시작했다”며 “ LG그룹은 화학이 시초이기 때문에 화학이 잘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경쟁사는 무역업이나 건설로 시작했지만, 화학을 시초로 해서 성장한 그룹은 LG밖에 없다"며 LG그룹의 계열사인 "생활용품, 산업재, 석유화학, 생명과학, 정보전자소재, 배터리 등이 화학에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그러나 "석유화학 회사로만 인식 받기를 원치는 않는다. 정보전자, 배터리도 화학회사가 하는 것"이라며 향후 LG화학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정보전자소재, 배터리 사업 등의 비전을 밝혔다.
미국화학회 뉴스지인 ‘케미칼 앤드 엔지니어링 뉴스(C&EN)’에 따르면 LG화학은 다양한 사업군을 가진(diversified) 회사로 분류된다. 화학회사가 정통적으로 취급하는 석유화학(commodity) 사업 부문뿐 아니라 정보소재, 자동차 배터리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LG화학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 때만 하더라도 배터리는 자동차 부품으로 인식, 자동차 회사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실제로 몇 십년 간 자동차기술을 선도해 온 일본에서는 자동차와 전지회사들이 합작하는 형태로 연구에 뛰어들었다.
김 부회장은 "2007년 당시 배터리산업에 뛰어든 회사는 산요, 파나소닉, 소니, SDI 등 전부 전자회사였고 화학회사는 우리 혼자였다"며 "배터리사업은 화학회사인 LG화학이 아니라 전자회사가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고민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한 고민은 전기차 모델이 부각되면서 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구성하는 물질, 즉 케미스트리(Chemistry)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바스프, 다우 등 세계적인 화학기업들이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라졌다.
김 부회장은 얼마 전 착공한 미국 미시건주 홀리건에 들어설 배터리공장에 대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있다"며 "LG화학이 미국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해 자동차회사에 공급하는 최초의 회사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는 타이밍과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지속한 뚝심경영이 결과적으로 빛을 발했다.
일본 업체들이 프리우스 등에 사용되는 니켈메탈하이드라이드(니켈수소전지)에 정신을 쏟고 있을 때, LG화학은 순수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이온'에 전력투구한 것. 결국 LG화학은 GM 등의 회사가 전기자동차 용 배터리를 필요로 했을 때 상업화 된 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GM, 포드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회사 등 시장을 선도하는 10여 개 업체들과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공식 방문 ‘깜짝 뉴스’에 대해서는 담담했다고 고백했다. "나이가 들어서 사장을 했기 때문에 큰일,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고, 기쁜 일도 많이 겪어서 그런지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는 소회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공식 참석을 그룹 회장에게까지 비밀에 부쳤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오바마 대통령이) VIP라 스케줄이 언제라도 바뀔수 있다고 해서 처음에는 그룹에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 1조5000억 원을 달성했고 한해 전체로는 2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향후 가능성은 장밋빛이다. 김 부회장은 “신사업인 자동차용 전지와 LCD 유리기판 사업 등이 얼마나 더 이익에 기여를 할 것인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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