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인천국제공항, 요람에서 무덤까지 온갖 비리 [총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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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인천국제공항, 요람에서 무덤까지 온갖 비리 [총모음]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0.09.05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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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키웠으니, 가져가볼까?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한국의 얼굴 인천국제공항이 다른 나라에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계획에 따라 인천공항의 지분을 민간에 일부 매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게 되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의 자산이 다른 나라에 넘어갈 수도 있다. 그동안 인천공항은 사업자선정 특혜시비부터 뇌물, 입찰비리,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 공사를 진행한다는 의혹까지 비리의 온상지로 꼽혀왔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세계 공항서비스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뤄 논란을 잠시 묻어버리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정부의 해외매각 방안과 함께 인천공항의 유력한 매각대상자로 이명박 정부의 친인척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자, 또 다시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천국제공항의 비리를 요람에서 무덤까지 총정리 해봤다.
 
인천공항 개행과 동시에 특혜시비, 뇌물, 입찰비리, 국민혈세 낭비 등 비리 온상지
해외매각 방안과 함께 인천공항의 유력한 매각대상자로 MB정부의 친인척 거론돼

지난 2001년 3월 개행한 이후 9년여만에 비약적 성장을 거듭한 인천공항. 공항 서비스 5년 연속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은 괜히 얻은 것이 아니다. 인천공항은 작년 26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예상 흑자만 해도 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날로 성장하는 인천국제공항의 자산 가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약적 성장의 이면에는 ‘비리’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다.

비리의 요람, 흔들거리는 공항?

인천국제공항의 비리 의혹은 제2단계 공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불거졌다. 인천공항공사는 2008년 북경올림픽을 대비하는 등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2단계 공사에 들어갔다.2000년 1단계 완공 이후 문을 연 인천공항은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확장 공사(활주로와 탑승동 추가 조성)가 필수적 요소였고 이에 따라 4조 7천억이라는 천문학적 숫자가 2단계 공사에 투입됐다. 그런데 투명하고 깨끗하게 일을 처리해야 할 공사 직원들이 비리를 저질렀다가 지난 2006년 검찰에 구속됐다. 앞서 2단계 공사의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특혜비리가 있다고 야당 의원들이 의혹을 제기한지 얼마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4년 대림산업이 시공실적을 속여 부정 수주한 문제가 2005년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고 이는 대림산업과 2순위 낙찰자인 S개발의 법적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을 둘러싼 건설관련 비리는 이후에도 끊임없이 제기돼 부실공사마저 우려됐다.  특히 비리를 저지른 공사 직원들 중에는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국정원 출신 전 부사장 김모씨가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가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거나 감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5억원의 뇌물을 요구했고 1억여원의 돈을 받은 것이 검찰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여기서 더욱 놀라웠던 점은 인천공항공사는 비리 사실을 그해 1월부터 알고 있었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자체감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지난 2007년에는 모 건설업체 장모 과장 등 직원 5명이 검거됐으며, 이들은 2단계 건설현장 가설건물 공사에 사용된 레미콘 대금과 송장 등을 위조해 조달청으로부터 2천4백만원을 편취하고 레미콘업체에서 발생된 사업장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다.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공사는 각종 공사와 용역발주를 공개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사업을 진행해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산 바 있으며 공항교통시스템과 관련 특정 업체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말썽이 일기도 하는 등 인천공항 건설 사업은 비리와 의혹으로 얼룩져갔다.

성장시켜놓고 팔아먹는 이유?

하지만 이러한 각종 비리와 의혹에도 인천공항은 꿋꿋하게 성장해 나갔다. 특히 인천공항의 성장세나 지명도는 가히 다른 공항들이 엄두를 못 낼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공항협의회가 선정하는 세계 최우수 공항 타이틀을 무려 5년 동안이나 독차지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공항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공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정부는 9년 만에 세계 1위의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공항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51%의 지분은 정부가 소유해 인천공항의 경영권은 유지하되 49%는 매각하겠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인천공항공사가 용역을 준 외국계 컨설팅 업체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매각하는 49%의 지분의 30%까지는 외국인이 소유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론의 50% 이상이 정부의 매각 방침을 반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국체화물처리 세계 2위, 국제여객운송 세계 10위 등 이미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인정받으며, 6년 연속 흑자경영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알짜 공기업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에 판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이 보는 인천공항의 가치가 10조 내외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자산 가액은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수입 매각 대금을 위해 막대한 재정 수입원들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자르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의 경영 노하우를 배우려 그동안 다녀간 외국의 항공 관계자만 4천명이 넘는 상황이라고 한다. 성장 단계인 인천공항을 서둘러 민영화할 경우 헐값 매각으로 국부가 유출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돈이 되는 면세점이나 공항관리는 매각하고 돈이 되지 않는 공공성이 강한 활주로 같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손해는 정부가 떠 앉겠다는 말이냐”며 “이는 손해비용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려는 노림수와 같다”고 비난했다.

무덤까지 찾아온 비리의 영혼?

상황이 여기까지 오자, 일각에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매각 이유에 대한 추측이 많다. 그 중 가장 유력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시나리오가 바로 ‘MB 친인척 인수설’이다. 

MB의 친인척 인수설은 대통령의 조카 등과 연관된 특정 외국계 기업에 인천공항 지분을 헐값에 넘겨주려는 게 아니냐는 것. 지난 2008년 친인척 인수설이 불거졌을 당시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은 인천공항 민영화 특혜의혹을 집중 추궁한 바 있다.
 
자유선진당의 한 의원은 “맥쿼리 그룹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과는 아주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며 “취임식 때도 아주 특별한 좌석에 앉아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가 최근 인천공항 사장에 공항 쪽 근무 경력이 없는 외국계 기업 CEO출신을 내정한 것도 특정 기업을 위한 지분 매각 밟기의 일환이란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인천공항을 둘러싼 갖가지 비리를 목격한 일반시민들로써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각. 그렇다면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대통령의 친인척 맥쿼리 그룹이 인천공항의 매각대상자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맥쿼리 그룹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투자회사로 주로 인프라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통령의 친조카이자 이모 의원의 장남인 이모씨가 맥쿼리 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씨는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맥쿼리IMM 자산운용을 거쳐 지난해까지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다. 특히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송모씨도 맥쿼리 금융그룹 계열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의 감독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이사는 1990년대 말 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 체류할 당시 송 이사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 또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위해 AIG의 투자를 유치하려 할 때 송씨가 AIG쪽과 협상을 주도했다고 한다. 여기에 인천공항은 세계 최고의 공항임에도 ‘2007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14개 공기업 중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9717억원 영업이익 4606억원, 당기순이익 2701억원 등 ‘실적’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낮은 평가를 받은 것. 당시 국토해양부장관조차 국회에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납득할 만한 평가가 아니다”고 답변했을 정도다. 여하튼 인천공항의 매각을 둘러싼 ‘MB친인척 인수설’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번 비리는 인천공항 역사상 가장 큰 비리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상 시나리오로 정부는 인천공항의 매각 이유를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른 것”으로 이 모든 비리 시나리오의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공항이 세계적인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 운영 기법을 배워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간이 일정 부분의 주식을 소유하는 형태가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매각이후 사업성에만 치중, 입주업체들이 부담하는 이용료 인상이 항공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제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용료가 과다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공항법을 개정해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꾸면 된다. 하지만 인천공항의 운영 시스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가 공항건설과 운영 기법을 배우는 것보단 해외에 전수하는 것이 더 합당한 길이 아닌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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