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은 7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열린 '카이스트 최고경영자과정 총동문회' 조찬 강연에 참석해 "최근 주택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경기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동산 경기부진의 구조적인 문제로 가계부문의 주택구입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부채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정부도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강화 기조를 감안할 때 지원확대가 곤란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 경기는 건설투자는 물론 금융권과 가계부문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착륙은 곤란하다"며 "과거 1990년대 일본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급속한 버블붕괴가 장기 저성장, 소위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8·29 대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원장은 가계부채와 관련, "현재 절대수준이 높은 상황이며 지나치게 부동산에 의존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가계대출 건전성 및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단기간에 부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660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3조9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0.4%이다. 이는 미국(97.1%), 영국(102.3%)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OECD국가 평균인 70%를 상회한다.
다만 그는 "주택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저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변동금리 중심의 대출에서 장기·고정 금리부 대출비중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서민금융 정책과 관련, "위기 이후 악화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정부 본연의 역할이며 이를 '인기 영합주의' 정책으로 봐서는 곤란하다"며 "금융당국에서는 서민층의 금융이용 기회 확대를 통해 경제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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