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예보관 전문성, 수치예보모델, 연구개발비 등 ‘오보’ 4대 배경
[매일일보닷컴] 기상청이 지난 1월27일부터 사흘간 연속으로 특보성 폭설예보를 내렸으나 예보가 잇따라 빗나가 기성청장이 대국민사과를 한 배경에는 슈퍼컴의 장애와 예보관 전문성 문제 등이 원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13일 ‘양치기소년’ 기상청의 폭설 오보 4대 배경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의 기상예보 시스템은 ▲슈퍼컴 장애 문제 ▲예보관 전문성 문제 ▲낡은 수치예보모델 문제 ▲연구개발비 부족 문제 등 4대 부실 요인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총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슈퍼컴 2호를 도입했으나 2005년 75회, 2006년 69회의 고장을 일으켰고 매번 고장마다 복구에는 평균 75분이 걸렸다.슈퍼컴 2호기는 특히 ‘바람’과 ‘신바람’ 2개의 파티션으로 나뉘어 운영 중이지만 거의 비슷한 시점에 동시장애가 발생해 도입취지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예보관의 전문성 문제도 기상청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기상청에는 3년 이상 예보경험을 가진 예보관이 없어 기상 정보 분석력이 크게 떨어지고, 게다가 현행 4교대 예보근무 체제 운영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예보부서 근무기피 현상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여옥 의원은 밝혔다.이밖에 낡은 수치예보모델 문제도 기상청이 ‘양치기소년’으로 전락하게 된 이유로 거론됐다. 기상청의 수치예보모델 정확도는 24시간 예측의 경우 슈퍼컴을 운영해 기상예보를 하고 있는 전세계 11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며, 72시간 예측의 정확도 역시 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1993년부터 사용 중인 수치예보모델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며, 앞으로 도입 예정인 슈퍼컴 3호기에 맞는 수치예보모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기상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연구개발비가 부족하다는 점. 전 의원측에 따르면, 2006년 기상 연구개발비는 황사 부문에 4억2000만원, 호우 부문에 13억7000만원이 책정됐으나 폭설 부문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1900만원에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과 2004년에는 아예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다.전 의원은 이와 관련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진 황사, 호우 부문과 달리 폭설 연구개발비는 지난 5년 동안 2003년과 2006년 두 해에만 책정됐다”면서 “이처럼 중장기적 계획없이 불규칙적으로 이뤄진 연구개발비 투자는 결국 폭설 오보 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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