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4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확인돼 정치권의 관심이 두 사람의 회동 배경에 쏠리고 있다.
이날 회동은 최근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후보 검증론’으로 갈등이 악화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 때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치원로’로서 향후 당내 경선판도에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두 사람의 접촉은 지난 달 2일 이 전 시장이 신년인사차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지 한달여 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시장과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탤런트 윤태영, 임유진씨의 결혼식장에서 만나 잠시 인사를 나눈 뒤 곧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리를 옮겨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이와 달리, 한 인터넷신문은 “김 전 대통령과 이 전 시장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며 “이 전 시장은 ‘주로 덕담을 나눴고 의미있는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은 김 전 대통령의 사전 요청에 의한 것으로, 두 사람은 약 1시간 30분 동안 당내 검증 논란 등 최근의 정국현안에 대해 폭넓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까닭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보다는 ‘X파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 전 시장의 손을 사실상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카더라’ 통신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 2일 두 사람의 만남이 당초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2시간이나 단독 면담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여의도 정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이 전 시장을 선호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김기수 비서실장은 “두 분이 배석자없이 같이 식사를 하면서 정치문제는 물론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도 “과거 신한국당 시절부터 두 분이 인연이 있었고 새해 인사 자리에서 미리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만난 것일 뿐”이라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