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야당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이 이번 한·미 FTA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어 협정문 수정을 비롯해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은 지난 달 30일부터 나흘간 워싱턴 인근에서 통상장관 협상을 진행해 자동차 등 일부 제한된 분야에서 추가 합의를 도출했다.
앞서 한미는 2007년 6월30일 FTA 비준동의안에 서명했지만 양국 모두 국회 비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4월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 대기 중이며, 미국은 오바마 정부 출범과 세계금융위기 등의 여건 변화로 FTA 의회 비준 절차조차 개시하지 못했다.
이번 추가협상안 타결로 기존 협정문의 수정이 불가피 함에 따라 양국은 협정문 서명 등 FTA발효를 위한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우선 양국은 이번 '합의요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법률 문안을 작성해야 한다. 정부는 12월 중에 양국 실무자 간 공동작업을 진행해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서신 교환(Exchange of Letter)'이라는 별도의 합의 형식을 취할 예정이다.
'서신 교환'은 양국간 합의를 표시하는 유력한 외교적 방식이라는 게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설명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자동차 관세 철폐와 돼지고기 관세 철폐 일정이 조정되고, 의약품 허가, 특허연계 의무의 연장 유예안 등을 다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FTA내용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본 회의에 상정 대기 중인 기존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과 추가 합의내용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 절차에 대해서는 법제처와 국회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가 내용을 포함한 협정문은 상임위 심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 야당이 "국익을 대폭 양보한 굴욕 협상"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국회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일단 협정문은 국회 의결이 이뤄지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서명해 비준을 마친다. 추후 양국이 국내 절차를 모두 마쳤다는 확인서한을 교환하면 이날로부터 60일 후 혹은 양국이 따로 합의한 날부터 FTA가 발효된다.
미국 행정부 역시 이번 협의결과를 토대로 내년 초에 새로 구성될 의회에서 한미 FTA 인준 요청에 필요한 절차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암묵적으로 합의한 FTA 발효일은 2012년 1월1일이다.
김 본부장은 "2012년 1월1일 꼭 발효시키자는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늦어도 그때까지는 (발표가)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그때면 미국도 필요한 절차를 다 끝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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