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레미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유진기업이 산업용재·건자재 도소매업에 진출할 계획으로 알려져, 중소상공인들이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산업용재협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베어링판매협회, 한국전동툴사업협동조합 등 관련단체들은 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진기업의 산업용재·건자재 도소매업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이날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유진이라는 대기업의 공구, 건자재 도소매 시장 진출이 가시화 되면 기존의 골목상권, 집단상가, 영세자영업자 등 모두는 매출감소와 폐업을 시작으로 도미노처럼 붕괴돼 전국 300만 종사자 및 가족 등을 사지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사람중심 경제를 역행하는 기업에 대한 응분의 조치가 필요하며, 불 보듯 뻔한 이러한 사태를 우리는 결코 좌시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울러 “비상대책위원회는 회원사, 제조·수입업체, 대형유통업체 등과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기업 유진의 도소매 시장 진출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관계기관의 공정한 대책수립을 촉구한다”고 요청했다.이들 단체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미국 대형 철물 자재 유통기업인 에이스하드웨어와 공동으로 내년 1월 금천구 독산동에 589평 크기의 산업용재·건자재 판매를 위한 대형마트를 개장하고, 전국 주요거점에 약 100여개까지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또 이 사업을 위해 유진은 8년 전부터 현지 경력과 실력을 겸비한 인력 10여명을 채용하는 등 매장 입지 선정과 유통 인프라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유진의 매장이 전국으로 확대될 시 전국 7만여개 사업체는 평균 40%의 매출감소가 이어질 것이며, 24만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은 순식간에 실직할 위기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유진그룹은 단체가 주장하는 사업계획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당혹스런 입장을 내비쳤다.유진그룹 한 관계자는 “산업용재·건자재 판매 사업은 그 범위와 소상공인 영역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주택보수 DIY 전문매장’으로서 일반 소비자들이 주 고객이 될 예정”이라며 “판매될 품목이 겹칠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품목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며, 세부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국 100여개 매장 확장에 대한 단체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했다.이어 그는 “공구상가 소상공인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이해관계를 정립하고 상생안을 마련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이날 한국산업용재협회를 중심으로 관련단체들은 유진기업을 상대로 영세한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장을 추진할 경우 전국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장호성 한구산업용재협회 회장은 “새정부가 들어서며 그나마 일부 대기업들은 최소한의 상도의를 지키려는 노력과 대화가 있었지만, 유진은 그간 소상공인들이 피땀 흘려 일궈 논 시장을 단순 비대한 자본금만으로 침투해 영세상인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반드시 죽기를 각오하고 유진의 진출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들 단체는 유진의 대형마트 개점을 막기 위해 9일 전국 대의원 대회를 개최하고, 반대 서명운동, 청와대 청원운동, 국회 앞 1인 시위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