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기술탈취] 민사 소송 통해 해결하는 美·日…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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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기술탈취] 민사 소송 통해 해결하는 美·日…우리나라는?
  • 이종무 기자
  • 승인 2017.12.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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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소송 시 기술 동일성 감정 비용 천문학적으로 불고 법원 등 수사기관, 전문지식 없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통업계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방지 대책을 마련해 이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보호망 구축과 법·제도적 허점 보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은 하도급 거래상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 정부 개입보다 당사자 간 민사 소송에 의해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위해 주(州) 법에 따라 영업 비밀 보호 법제를 두고 있다.

주별 영업 비밀 보호 법제 모델인 ‘통일영업비밀법(UTSA)’은 기존 판례에 따라 형성된 법리를 바탕으로 영업 비밀의 정의와 보호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영업 비밀을 침해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경우 민사 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로 인한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일본은 우리나라 ‘하도급법’과 유사한 ‘하도급 대금 지불 지연 등 방지법’을 두고 있지만 기술 유용 행위를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기술 유용 행위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 비밀 침해 행위로 규율해 분쟁 발생 시 당사자 간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 등 법률 선진국은 기술탈취 등 기술 유용 행위가 발생하면 주로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만을 특화해 보호하고 있는 국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처럼 민사 소송을 통한 문제를 해결할 때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탈취에서 주로 문제되는 기술 동일성 등을 판별하기 위해 감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피해자가 천문학적인 감정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기술에 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허침해 관련해 우리나라 법원은 입증 부족 등을 이유로 중소기업 구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대기업에 편향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다”며 “분쟁의 장기화로 소송 중 소송에서 쟁점화 되고 있는 기술 외에 새로운 기술이 출현할 경우 피해 구제 실효성은 더더욱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따라 소송을 통해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미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입법 개정에 의해 계약 체결 전(前) 단계에서의 기술탈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타당해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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