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리비아 트리폴리 인근 서쪽으로 30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우리 건설회사 주택 건설현장에 약 500여명의 폭도가 난입, 상당시간 대치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 근로자 3명이 경상을 입었고 방글라데시 근로자 2명이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한국시간으로 21일 낮 12시에 대치상황이 종료돼 일단 폭도들은 물러났다"며 "한국인 3명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현재 캠프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 11시께 무장괴한들이 잠깐 들어 왔다가 나갔고, 자정에 두번째로 들어와 대치했다"고 설명했다.
S건설의 리비아 건설현장에는 한국인 근로자가 40~50명, 방글라데시 근로자 1600여명이 근무 중이며, 난입한 괴한 일부는 총과 칼 등으로 무장을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는 리비아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져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조대식 주 리비아 대사를 리비아로 돌려보냈다. 또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와 국토해양부 직원들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현장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이집트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교민들을 현지에서 대피시키기 위한 특별항공기 편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리비아에는 1400여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 중이며, 이 중 건설업체 직원이 1000여명이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리비아 동부 벵가지 지역의 우리 건설캠프 가운데 가장 안전한 곳을 대피소로 정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경우 건설업체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앞서 20일(현지시간) 오전에는 리비아 동부 벵가지 지역에 진출한 H건설 송전선 공사현장에 현지 주민 30여명이 난입해, 컴퓨터와 중장비 등을 훔쳐간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국 직원들은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지난 17일과 18일에는 리비아 현지 주민들이 국내 건설사의 데르나 주택 공사현장과 한국인 근로자 숙소를 연이어 습격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달 전 리비아 주민들이 건설현장에 난입했을 때는 폭력을 쓰지 않았고, 집 없는 사람들이 우리 기업이 짓는 주택에 들어가 살아야겠다고 요구해 우리도 톤 다운하고 적대적으로 사건을 매듭짓지 않았지만 지금은 반정부 시위라는 기치로 이뤄지고 있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현지 주민들이 우리 건설업체가 완성한 집에 들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용인하지 않아 충돌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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