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대-연정-합당 의견 분분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민주평화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 정책공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현재 민주당은 원내 1당의 지위를 잃을 경우 6·13 지방선거 전략은 물론이고 향후의 국정운영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117석)의 의석 차가 불과 4석에 불과한 까닭에 당 지도부가 최근 일부 현역의원들의 광역단체장 도전 방침에 재고를 요구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된다.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민평당과 대북 문제에 관한 정책 공조 내지 연대를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김대중(DJ) 정신 계승을 강조하는 민평당과 북한 문제에 대한 시각차가 거의 없는 데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개선이 모색되고 있는 만큼 두 당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의미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실제 민평당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방남한 것과 관련 “남북관계 전면 회복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평한 바 있다. 다른 야당과는 달리 민주당과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민주당 일각에선 대북 문제에 대한 양당 간 정책 공조가 숙성되면 지방선거 이후에 제한적인 범위에서 연정도 가능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당내 중진의원은 언론에 “전면적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대북 문제 등에서는 서로 차이가 없으므로 (중장기적으로) 연정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이 경우 필요하면 각료 추천권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앞서 설훈 의원은 8일 라디오에 출연해 “대화를 많이 해서 양당 내에 있는 반대를 좀 무마시키고, 합치는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통합의 절차로 가는 것이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하지만 당 지도부 내에서는 민평당과의 통합 문제에 신중한 입장이다. 민평당과의 통합이 ‘명분없는 이합집산’으로 보일 수 있는 데다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당내 다선 의원은 “통합을 위해서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므로 민평당과 당장 합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합당을 하더라도 다음 총선 전에나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민주당이 원내 1당 사수가 어려워지게 될 경우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지방선거에서 1번을 받지 못하는 일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개호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의석 감소가 불가피한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 일각에서는 ‘민평당 의원을 빌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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