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부 이와테(岩手)현 야마다(山田)에 있는 모 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는 수천 명의 생존자들이 모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찾은 잃어버린 가족의 사진들이 대피소 입구에서부터 벽면을 장식하고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식량과 식수, 의약품, 연료 등이 떨어지면서 이들은 서로를 의지한 채 고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뚝 떨어진 기온은 이들에게 고통을 배가했다.
조그만 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 담요를 덮은 채 한 쪽 구석에서 잠을 청하는 주민 등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서는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먼 거리에서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네" 등 한숨 섞인 푸념이 흘러나왔다.
주민 사토 츠카사(74)는 "이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여기 머물고 싶은 것이 내 바람이다"고 말했다.
전 세계 각 국의 긴급구조팀은 곤경에 처한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연료가 부족해 시신을 화장하는 일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집도, 돈도 모두 잃은 일부 생존자들은 허탈해하며 미래를 걱정했다.
사토 츠카사(74)는 "우리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돈을 포함한 모든 것이 사라졌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사진작가인 무라카미 하야토(73)는 "잃어버린 카메라 장비를 모두 다시 구입하기 위해 3200만엔이 필요하다"며 "집을 2채 지을 수 있는 돈이지만 지금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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