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급 이상 명퇴, 본사 인력 감축...구조조정 칼바람 부나
[146호 경제] 롯데백화점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번지고 있다. 지난 4월 본사 스태프 인원 1/3 가량을 일선 점포로 내려 보내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과장급 이상 명예퇴직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롯데 측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2월 취임한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이 사장은 취임 직후 본사 조직이 방대하다는 지적을 하는 등 변화 의지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윗선의 이런 구조조정 의지가 알려지면서 백화점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것이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인력감축을 시작으로 향후 계장급까지 확대 적용된다는 말이 나오면서 그 영향이 어디까지 번질지 우려의 시각이 높은 상황이다.
롯데 측은 그러나 ‘명예퇴직’ 과 관련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명퇴’의 개념이 아니라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매년 시행해오고 있는 일상적인 인원정리에 불과하다는 것. 롯데백화점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명퇴라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며 “동일직급에서 8년이상 체류한 간부급(과장급) 직원에 대해 효율적인 인력관리를 위해 정리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리 인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40명 이상의 규모보다는 적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이어 정리 대상자에게는 일정액의 ‘위로금’을 지급한다고 홍보실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최근 실시한 본사 인력개편 역시 구조조정의 일환은 아니라는 것이 롯데의 입장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본사 인원 750명 가운데 1/3 가량을 전국 각 지역 점포로 내려보내는 대대적 작업을 단행했다. 또 기존의 3개본부 9개부문 2실 4담당 23점 체제를 3개본부 10개부문 2실 3담당 24점 조직으로 개편해 본부별 책임운영과 효율성을 더욱 강화시킨 바 있다. 수도권과 지방판매본부를 통합해 영업본부를 신설하고 기획부문을 강화해 기획전략본부로 승격시키기도 했다. 기획전략본부 산하에는 기획, 신규사업, 해외사업, IR담당, 홍보 등을 총괄하게 했다. 이런 조직개편에 대해 홍보실 관계자는 “본사의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고, 현장 쪽에 인원을 보강해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한 ‘인력 재배치’ 작업”이라며 “()할 뿐이지 이를 구조조정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업계, ‘인력정리 차원 아닌 구조조정 서막’ 관측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롯데백화점에서 실시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단순한 인력정리 차원만은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공모가 밑도는 주가, 구조조정 불씨 당겼나
더욱이 최근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백화점 주가는 여전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도 구조조정의 불씨를 당기는 원인이 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유통라이벌인 신시계의 주가는 이미 60만원대를 돌파하고 승승장구하는 반면, 롯데는 지난해 상장 당시 공모가였던 4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롯데 내부에서는 회사 측에서 주식을 되사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도 공모가 보다 낮은 주가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는데 특히 일부 소액주주들은 “신세계만큼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4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공모했지만 상장 후 한번도 공모가를 넘긴 적이 없다”면서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만큼 대주주들은 배당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총에서 의장을 맡았던 이 사장은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올해는 IR강화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최근 간부급 직원의 퇴직, 본사 조직 슬림화 작업 등은 백화점 내부적으로 조직 혁신을 꾀하고, 대외적으로는 하한가를 지속하고 있는 주식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 사장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한편 롯데백화점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백화점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동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인력정리라는 롯데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과장급 직원의 퇴직이 완료되면 향후 계장급으로 감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더욱 긴장하고 있는 상태. 롯데 관계자 역시 “직원들의 동요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는 아니”라면서도 “단지 퇴직을 통고받은 일부 직원들 입장에서야 불만이 있을 수 있고 또 다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