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장관들 태풍 대비 하시라"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태풍 '솔릭'에 정부와 정치권 주요 일정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국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와 결산 심사를 위한 상임위 등이 일제히 연기됐고, 민주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열릴 예정이던 마지막 당권주자 TV토론회도 취소됐다.23일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태풍에 철저히 대응할 수 있도록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포함한 모든 상임위 일정을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결산 의결 등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는 전체회의와 소위원회 일정은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고 했다.전날 여야는 청와대에서 장관들이 참석하는 범정부 태풍 대비 회의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예결위 오전 회의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예결위 관계자는 "태풍 북상 상황을 지켜보고 내일 회의도 연기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만약 태풍 피해 상황이 심각할 경우 이번 주 예결위 회의 자체를 중단하고 내주 재개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국회 운영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최영애 인원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28일로 연기됐다. 운영위에 출석한 최 후보자는 청문회 연기 소식을 듣고 20여 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운영위 관계자는 "상임위원회가 열리면 장관들이 다 와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모두 연기했고, 이런 상황에서 운영위원회만 열 수 없어서 인사청문회도 일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오전에만 개의했다가 일찌감치 산회한 위원회도 있다. 교육위와 국토위 전체회의는 이날 오전 개의했다가 곧바로 끝냈다. 또한 25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송영길·김진표·이해찬 당대표 후보자들은 오후 2시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토론대회를 할 예정이었으나 태풍으로 인해 무산됐다.같은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할 예정이었던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도 취소되는 등 정부의 일정도 다수 취소됐다. 이 총리는 이날 각 부처 장차관들과 함께 심각한 고용 문제에 대해 비공개로 토론할 예정이었다. 정부와 국회의 일정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이에 따른 해프닝도 벌어졌다. 상임위원회 회의실 복도에서 정부 부처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짐을 싸기도 했고, 차관에게 자료를 주러 갔다가 일정이 취소돼 다시 들고오는 등 우왕좌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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