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남녀 항공사 승무원이 해외체류 중 애정행각을 벌일 경우 해고사유가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오석준)는 파면된 모 항공사 국제승원팀 팀장 A씨가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직원 7000여명 중 절반 이상인 객실승무원들이 해외체류 시 같은 호텔에서 함께 숙박해야하는 업무 특성 탓에 해당 항공사는 취업규칙이나 객실승무원 체류기준을 통해 풍기문란 행위 및 성희롱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 승무원의 경우 해외체류 시 현지호텔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만 비행시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해외체류 호텔은 근무의 연속선상에 있는 장소로서 사생활영역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필리핀 세부와 미국 워싱턴행 비행 후 부하직원인 B씨와 각지에서 8시간씩 함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옆방에 투숙한 팀원들이 남녀의 애정행각 소리를 들었다.

이 사실이 팀 내에 알려지자 B씨는 4월 "A씨와 같이 있는 동안 선을 넘었다"며 사직했고, 해당 항공사는 6월 객실승무원자격심의위원회를 통해 A씨에게 파면을 통보했다.

그러자 A씨는 "방에서 상담을 했을 뿐인데 객관적인 증거도 없이 엉뚱한 소문과 심증만으로 풍기문란으로 인정한 것은 부당하고, 설령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더라도 이는 업무시간 외 사생활영역에서 벌어진 것으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