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준비나 홍보없이 비밀리에 추진…실험 중 ‘아찔한’ 위험 순간
[매일일보닷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난 26일~27일 시민들이 타고 있는 열차를 상대로 비밀리에 ‘무인운전실험’을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고 있다.
무인운전실험에 참가한 기관사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사전 준비나 홍보조차 없이 비밀리에 추진된 가운데 실제 실험운행 도중에 열차가 정지하거나 출입문이 제멋대로 닫히는 등 ‘아찔한’ 위험 순간이 다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결국 ‘수동모드’로 전환해서 운전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으며, 앞서 29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서도 공사 측의 무인운전실험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이영순 의원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0월26일(6호선)과 27일(5,7.8호선) 새벽부터 오전 10시까지 시민들이 타고 있는 열차를 상대로 비밀리에 무인운전실험을 실시했다.공사 측의 무인운전실험은 이전에도 진행돼 왔으나, 기존의 실험은 시민을 태우지 않고 실시했으며, 또한 그 명분도 무인모드 전환용 부품 교체였다는 것이 도시철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하지만 이번 실험은 시민이 직접 탑승한 열차를 상대로 실시한 것으로,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이전의 무인시험과는 명백히 다르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번 무인실험 결과에 따르면, 전체 호선에서 출입문에 승객이 끼고(무인 운전시에는 출입문이 단 30초만 열리고 닫혀, 승객이 충분한 승하차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무인운전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또한 승강장을 충분히 확인할 시간도 없이 차량이 출발해 만약 승객 중에서 출입문에 가방이나 손등이 끼었을 경우 아찔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열차가 운행 중 급작스럽게 깜깜한 터널 내에 정차하기도 했고(7호선), 열차가 지연되었으며(5,7호선 5분에서 7분 지연돼 승객이 더욱 많아짐), 도착 후 출입문이 열리지 않거나, 출입문이 15초만 열리는(5,7호선) 사고가 발생했으며 심지어 승객이 많은 혼잡한 역에서는 기관사의 판단 등으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아예 무인모드를 설정하지 않거나 무인을 취소하고 운행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이번 무인운전실험은 기관사가 졸도했을 경우를 대비, ‘안전성’을 검증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됐으나 이번처럼 출근길 시민을 상대로 무인운전실험을 실시하고도 이를 시민에 알리지 않은 것은 시민의 생명을 경시하는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