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안보이고~ 인물만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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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안보이고~ 인물만 보이네~”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11.02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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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도 뒤흔드는 ‘진짜’ 3대 변수 11월 몰아친다…김경준 귀국, 昌출마, 범여 후보단일화

이명박 신화, ‘변수’에 흔들…한국 대선 지각변동 카운트다운
“1위를 바꿔라”…변수는 ‘가능성’ 아닌 ‘현실’로, MB ‘괴롭다’

"이 전 총재, 대선출마 권유에 웃기만 하셨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빙고동 대선출마설이 나도는 이회창 전 총재 자택에 대통령 출마를 권유하기 위해 방문한 충남 지지자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오민환 예산농고 총동창회장. <뉴시스>
[매일일보닷컴] 누군가 그랬다. 대선을 약 목전에 두고 꼭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라고. 역대 대선에서 늘 그래왔기 때문일까. 그리고 그 ‘변수’들은 늘 대선 승패의 향방을 갈랐기 때문일까. 정치권은 올해도 마찬가지로 그 변수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과 탐구를 되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답의 윤곽이 어느 정도 정리된 듯한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올 대선에서 이변이 없는 한 이명박의 신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변수’ 역시 어쩌면 1위 후보를 뒤바꾸는 ‘이변’으로, 다시 말해 한국 대선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정치권의 분석이다. 올해 17대 대선에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11월 초 대선출마 가능성 ▲BBK 주가조작 의혹의 당사자인 김경준씨 11월 중순 귀국 ▲범여권 후보 11월 말 단일화 등 이른바 ‘3대 변수’가 이번 대선과정에서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게 11월은 ‘괴로운’ 달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1년 가까이 부동의 1위를 달려왔던 이 후보의 지지율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이회창이 온다 =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출마 움직임이다. 즉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첫 번째 이유이자 대선의 첫 변수는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 선언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의 여론지지율은 현재 20%를 넘나들고 있다. 출마를 선언하기도 전에 기존의 2위였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제치고 일약 2위로 급부상하면서 이명박 후보 측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실제로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라는 가능성에서 이미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떨어지고 있는 까닭에, 진짜로 출마를 선언할 경우 이 전 총재의 고공 지지율엔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총재의 출마는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층의 분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일단 이회창 전 총재의 ‘컴백’은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권 교체를 불안하게 하는 여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름대로 어떤 역할을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 전 총재 측의 설명이다.경선 이후 당이 화합을 하지 못하고 분열을 거듭하고 있고 이는 자칫 한나라당 중심의 대선판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전 총재가 ‘고뇌’에서 멈추지 않고 ‘실천’으로 옮기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정치권은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 3수 도전장을 만지작거리는 이유를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 네거티브’만 아니었더라면 당선이 확실했을 것이라는 개인적 아쉬움도 있을 것이고, 이명박 후보의 수많은 비리 의혹 등이 공개될 경우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는 물 건너 간 것이라는 판단을 이 전 총재가 갖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름대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 전 총재 출마 공작설을 제기하는 함과 동시에 초선의원들이 직접 나서 반대성명을 내는 등 이 전 총재의 ‘컴백’을 저지하기 위한 총공세에 나섰다.

◇ 김경준도 온다 = 올 중순부터 ‘귀국설’이 나돌던, 주가조작 사건의 주인공 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귀국(오는 14일 전후)도 한나라당 중심의 현 대선판도를 180도 뒤집을 수 있는 돌발변수로 꼽힌다.

법무부가 김경준씨의 호송팀을 구성해 그의 국내 송환을 2주 내에 마무리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김씨가 귀국 후 검찰의 수사를 통해 주가조작에 대한 자금 흐름의 실체가 공개될 경우, 이명박 후보가 BBK투자자문의 주가조작에 연루 의혹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이 후보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아닐 수 없다.김경준씨의 귀국은 공교롭게도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과 맞물려 이명박 후보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권에서는 김경준씨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느냐에 따라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혀 한나라당이 자체적인 내부 분열 뿐만이 아니라 지지자들의 분열에도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김경준씨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이명박 후보가 사실상 BBK를 창업했고 삼성생명과 심텍의 투자를 끌어들였다”고 주장해왔고, 이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결국 검찰은 수사를 통해 이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사실의 전모를 확인할 것이고, 만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후보사퇴 요구가 거세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 범여권은 한명으로 통일 = 마지막 변수는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다. 정치권에서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는 후보단일화의 주인공은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등 세 사람이다.

지난 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에서 범여권이 잇따라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후보 단일화 때문이었다. 결국 올해 대선 역시 오는 25~27일 대선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터라,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을 앞서기 위해서는 이달 20일 이전에 범여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판가름이 나야 하는 상황이다.정치권이 범여권의 후보단일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BBK의혹과 이회창 변수가 이명박을 좌절시키지 못할 경우, 결국 후보단일화로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현 정치판세 때문이다. 대선을 한 달 여 앞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변수’는 사실상 없다.그러나 현재까지 범여권 세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30%대에 불과해, 이 후보의 50%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올 대선에서는 그동안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단일화 변수’는 무용지물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후보단일화의 주체이자 ‘제3후보’로서 돌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됐던 문국현 후보는 여전히 한 자릿수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그러나 ‘김경준 BBK’의 전말이 드러나고, 거사를 준비 중인 이회창 전 총재가 확실히 대선에 출마하며, 여기에 범여권 후보단일화까지 성사될 경우 이명박 후보는 확실히 대선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분석이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어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이번 대선은 예측하기 힘든 드라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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