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과 관련해 각 법원의 유·무죄 판결이 엇갈린 가운데 이번 대법원의 판단은 향후 유사한 사건을 판결하는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9일 국가공무원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장 이모(54)씨 등 3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전원 합의체 8:6으로 원심 유죄 확정
“정치적 편향성·당파성 드러나면 집단행동”
재판부는 “정치적·교육의 중립성이 요구되는 교원이 특정 세력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은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의 신뢰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며 “공무원법상 금지하고 있는 '집단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박일환·이인복·전수안·이상훈·박보영 대법관은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정부 정책과 국정 운영에 반대 의사를 표현하면서 개선을 요구한 것은 공익에 반하는 목적의 행위가 아니”라며 무죄 취지로 반대 의견을 냈다.
또 신영철 대법관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1차 시국선언과 달리, 2차 시국선언은 참여 교사에 대한 정부의 형사고발 철회 등을 요구한 통상적인 수준의 것이어서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2차 시국선언에 한해 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한 14인의 대법관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들 6명의 소수 의견을 제외한 8명이 원심의 유죄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6대8)했다는 말이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이씨가 해산명령에 불응해 집시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미신고 옥외집회라는 이유만으로 해산명령을 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은 부적절하다”면서도 “개최 경위와 경과, 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위험이 초래됐다고 보여져 해산명령을 한 것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수안 대법관은 “이 사건의 경위나 내용을 보면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초래되거나 그러한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집시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씨는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동 금지 의무를 어기고 2009년 6월 지역 교사들의 시국선언 참여를 주도하는 한편 교사의 표현의 자유 등을 요구하는 미신고 옥외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으며, 대전지부 수석부지부장 김모(53)씨와 사무처장 오모(40)씨 등 2명은 같은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이에 대해 1심은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해산명령 불응에 의한 집시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보고 이씨에 대해서만 벌금 50만원의 판결을 내렸으나, 2심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을 인정해 이씨에 벌금 200만원, 김씨와 오씨에 대해 각각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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