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업황 타개 대책 CEO 성격따라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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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업황 타개 대책 CEO 성격따라 각양각색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2.08.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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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CEO ‘공격적 영업’ - 장수 CEO ‘내실 다지기’

▲ 사진 왼쪽부터 KDB대우증권 김기범 사장, 현대증권 김신 사장,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삼성증권 김석 사장, 미래에셋증권 조웅기 사장,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주식거래 급감으로 증권업계 전체가 비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위기대처를 위한 해법에 있어 각 사별로 다른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증권업계에는 유난히 수장들의 인사이동이 많았는데, 상대적으로 재직기간이 짧은 외부 영입 CEO들의 경우 공격적 투자를 선호하는 반면 연임·내부승진 등으로 재직기간이 긴 CEO들은 내실 도모를 통한 수비적 태세를 선호하는 편이 많다.

증권사 ‘어닝쇼크’...대책강구 절실

지난 29일 현대증권은 1분기(4월~6월) 실적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14억원으로 전년동기 1170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동기 910억원에서 94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회사측은 거래대금 급감에 따른 위탁영업 수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현대증권뿐 아니라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주식시장의 돈줄이 마르면서 1분기(4월~6월) 저조한 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62개 국․내외 증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7% 감소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108조원에서 지난 7월은 90조원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 7월 거래대금이 143조원을 육박하던 것에 비하면 4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의존도는 예전에 비해서 낮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말 국내 증권사의 수익 중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집계됐다.이런 높은 비중의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 구조는 최근 같이 업황이 침체되면 바로 증권사들의 수익악화로 직결돼 각 증권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위기는 기회다...적극적 투자로 돌파

대 다수 증권사들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지점을 통폐합하고 인원을 절감하는 와중에 신규투자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증권사들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KDB대우증권 김기범 사장은 해외시장을 위기의 돌파구로 판단했다.KDB대우증권은 현재 4% 정도 되는 해외 수익 비중을 2015년까지 10%로 늘릴 방침이다.이를 위해 유럽에서는 부실채권(NPL), M&A 등의 자기자본투자(PI) 형태로 미국에서는 부동산 실물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PF 등의 투자를 추진 중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IB, 브로커리지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몽골과 중국 등지에서 합작법인의 형태로 진출을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김 사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선물시장이 급팽창 중인 중국과 자원 개발 여지가 큰 몽골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며 “몽골 합작법인은 20% 정도 진척된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KDB대우증권 관계자는 “김 사장이 직접 해외투자에 대해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현대증권 역시 미래에셋증권 출신인 김신 사장을 영입하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현대증권은 김신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지난 4월 캐피탈 마켓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파생상품 기능 통합과 FICC사업 확대를 통한 장외파생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외파생본부’를 신설했다. 이와 함께 우리투자증권 출신의 성철현 상무를 캐피탈마켓그룹장(전무)으로 영입했다.

또한 본부내 FICC파생상품 세일즈 및 상품 투자 강화를 위해 FICC Sales부와 FICC투자부를 각각 신설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기존 리테일 중심의 수익구조 차원에서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두 증권사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 김기범 사장은 해외 현지법인장을 두루 거치면서 ‘국제통’으로 이름이 났고 현대증권 김신 사장은 국내 장외파생전문가 1세대라 각자의 분야에 관심이 크다”며 “두 증권사 CEO들의 출신 성분이 이번 조직개편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내실 도모로 큰 위기는 넘기자

외부 인사를 CEO로 영입한 두 증권사가 위기 타결책으로 신규 투자를 선택한 반면 연임이나 내부 인사가 CEO로 있는 증권사들은 신규 사업 진출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체력을 쌓는 방식으로 위기 해결책으로 택했다.새로 취임한 CEO들의 경우 조직을 자신의 색깔로 맞추기 위해 혁신을 택하지만 이미 어느정도 조직 다잡기를 마무리한 CEO들의 경우 위험 부담이 따르는 도전보다는 내실 도모를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현직 증권업계 수장 중 최장수 CEO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로 6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유 사장의 연임비결은 단연 ‘실적’이다.지난해 2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업계 1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에도 자산관리 중심의 수익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업황 부진으로 전반적인 증권업계 수익 규모는 줄었지만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예년에 비해 상승했다"며 "회사 수익구조가 타 증권사에 비해 브로커리지 부분의 비중이 낮아 시황에 따라 크게 수익 영향을 받지 않아 작년에 비해 사업전략이 크게 바뀐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이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수익에서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내외로 여타 증권사에 비해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이어 그는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기존의 고위험 고수익 추구보다는 중위험 중수익같은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상품라인업을 개발해 고객 저변을 넓혀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삼성증권은 자산관리 분야 중 은퇴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삼성증권은 연초부터 은퇴시장 선점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부부은퇴학교'라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베이비 부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은퇴자를 겨냥해 내놓은 'POP골든에그' 등의 전략상품도 판매 2조원을 돌파했다.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은퇴시장 이외에도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개정되면 프라임브로커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이미 여느 대형사와 마찬가지로 증자를 통해 프라임브로커 자격 요건을 갖춰 자통법이 개정되자마자 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미래에셋증권은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스마트시장 선점 확대 ▲글로벌 비즈니스 차별화 ▲은퇴시장 강화 등을 꼽았다.스마트 비즈니스 강화 측면으로 기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뿐 아니라 고객의 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자산관리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0년 브라질국채 중개매매 업무를 시작한 이래 관련 상품으로 시장의 이목을 끈 사례를 바탕삼아 올해에도 해외 우량상품을 국내 투자자에게 공급할 방침이다. 여기에 최근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은퇴시장에도 집중할 방침이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기존 사업을 집중하고 차별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며 신규 투자 계획은 아직까지 잡힌 것이 없다”고 말했다.우리투자증권은 기존 ELS․DLS 같은 파생결합증권 외에 다양한 절세상품 같은 특화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ELS 상품만한게 없다”며 "최근 발행되는 ELS는 낙인조건(원금손실조건)이 35%까지 떨어지는 등 발행조건이 좋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상황이 상황인지라 신규투자에 대한 계획은 아직 잡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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