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농심 ‘물 전쟁’, 형제간 밥그릇 싸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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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농심 ‘물 전쟁’, 형제간 밥그릇 싸움 또?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2.09.07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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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라면·스낵시장에어 '백두산 하늘샘'으로 생수시장 도전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범 롯데가(家)의 밥그릇 싸움이 재점화 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롯데는 먹는 샘물인 ‘백두산 하늘샘’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생수시장 1위는 농심. 그런데 롯데가 생수시장 영역 강화에 나서자 농심의 심기가 불편하다. 그도 그럴 것이 농심 신춘호 회장은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친동생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롯데가 농심의 텃밭인 라면과 스낵시장에 까지 진출한 데 이어 생수시장까지 넘보는 것은 과거 이들 간의 반목이 기업 간 밥그릇 싸움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과 그의 동생인 신춘호 농심 회장
롯데, 농심 텃밭 라면‧스낵 시장이어 생수시장도 강화 나서…농심 ‘부글 부글’
일각, 신격호‧춘호 형제간 반목에서 기업 간 밥그릇 쟁탈전으로 비화될까 우려

롯데가 생수업계 만년 2위 설욕에 나선다. 지난달 29일 롯데칠성은 중국 길림성 백산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백두산 자연보호 구역 내에서 생산하는 프리미엄급 천연광천수 ‘백두산 하늘샘’(이하 ‘하늘샘’)을 오는 10월 3일 개천절부터 시범 판매하고, 이어 내년 3월 정식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롯데칠성은 오는 2017년에는 ‘백두산 하늘샘’으로만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농심의 ‘삼다수’를 제치고 1위 등극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 생수시장 강화, 심기 불편한 농심

그런데 롯데가 생수 사업 강화에 나서자 심기가 불편한 기업이 있다. 다름 아닌 업계 1위 농심.

농심은 롯데보다 앞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중국 지린성 안도현 소재 연변농심광천음료를 통해 천연용출수인 ‘백산수’를 선보인 상태다.

이로서 중국시장에서 롯데 ‘하늘샘’이 농심 ‘백산수’와, 국내에서는 ‘삼다수’와 경쟁하게 됐다.

하지만 농심의 심기가 불편한 이유는 롯데가 생수사업 강화에 나선 것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롯데는 농심의 주력 업종에 잇따라 진출하며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2010년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라면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스낵시장, 그리고 생수시장까지 진출했다.때문에 이를 두고 재계는 신격호‧춘호 형제 간 반목의 역사가 기업 간 밥그릇 싸움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형제간 반목..기업간 밥그릇 싸움으로 재현?

신격호 회장은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갖은 고생 끝에 ‘일본롯데’(1946)를 설립해 성공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의 서울 갈월동에 위치한 ‘롯데제과’(1967)를 세웠다. 그런데 여기서 동생인 신춘호 회장은 형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제과를 세우기 2년 전에 이미 ‘롯데공업’(1965)을 세웠다. 신춘호 회장은 이후 73년까지 ‘롯데라면’이란 이름으로 라면을 출시하다, ‘농심라면’이 공전의 히트를 시키자 78년에 사명을 농심으로 바꿨다.여기서 신춘호 회장이 국내에 라면 사업을 막 시작하려던 때의 일화는 지금까지도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신춘호 회장이 국내에 라면 사업을 도입하려고 계획했을 당시, 일본에 있던 형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면박뿐이었다는 것.신격호 회장은 “한국은 일본과 사정이 다르므로 때려치우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빈정이 상한 신춘호 회장은 이를 악물고 고군분투한 끝에 형의 예상을 뒤엎고 라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이로 인해 서로간 왕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소원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잠시 롯데란 브랜드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아예 사명에서 ‘롯데’란 이름을 지우기까지하며 형과 롯데를 향한 앙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후문이 나돌 정도였다.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가 농심의 텃밭에 계속 깃발을 꽂기에 나선 이유가 신격호 회장과 신춘호 회장간 반목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며, 기업간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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