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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검찰이 유례없이 인사청문회 대상자를 인사청문 기간 중 전방위 압수수색했고,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피의사실공표에 강하게 반발하며 소용돌이가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시작된 이후 이렇게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조 후보자가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점, 현 정부의 사법개혁의 상징이었던 점, 강남좌파 이미지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적극적으로 기여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대한 촌철살인 발언으로 젊은이들의 지지를 얻었던 점, 그리고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상황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조 후보자에게는 동생 부부의 채무 면탈을 위한 위장이혼, 소송을 통한 웅동학원의 의도적인 재산손실 발생, 보유자산을 넘는 과도한 사모펀드 투자와 딸의 입학, 장학금 수혜에 대한 의혹이 있다. 사모펀드 투자 논란은 수사결과에 따라 명백히 위법여부가 밝혀지겠지만, 국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 딸의 대학, 대학원 입학 및 장학금 수혜 논란이다. 조 후보자 측은 당시 법률이 인정하는 제도에서 허용하는 방법을 따랐을 뿐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답변은 조 후보자가 그토록 비판했던 전 정권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의 대답과 다를 바 없어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고있다. 법률 위반 사유 없으니 무조건 인사청문회를 하고 임명하자는 주장, 딸이 장관후보자가 아니라는 주장, 당시 수시제도를 이용한 학생들 모두 죄인이냐는 주장은 모두 이 사건의 논점을 일탈한 것이다. 당사자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의 높아진 도덕기준을 탓할 수도 없다. 더욱이 조 후보자도 과거 정치인, 공직후보자에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견지했었다.
고등학생이 2주 인턴으로 대한병리학회 논문 제1저자로 기재될 수 있는지, 서울대 대학원에서 2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는데 누가 추천했고 어떠한 경로로 지급되었는지, 학점, 경제적 사정 등 우리가 알고있는 장학금 지급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것이 단지 외부 장학금이라는 변명만으로 이해가되는지 사람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지독한 우연의 연속인지 아니면 부당한 청탁, 지시 및 협조가 있는지 충분히 소명되어야 한다. 이것이 인사청문회 존재 이유이고 조 후보자를 위해서도 최선이다. 진영 논리에 따라 무조건 임명해라 또는 사퇴해라는 주장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
검찰수사에 대한 과도한 비판 역시 자제해야 한다. 정치행위를 했다거나, 오버했다는 비판은 결국 정치적인 고려를 하라는 말과 동일한 것이다. 의혹이 있으면 눈치 살피지 않고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 수사를 하는 것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희망했던 검찰의 모습이 아니었나.
짧지만 역동적이었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전환을 만든 것은 결국 조용한 시민들, 유권자들의 판단과 행동이었다. 국민은 무심한 척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주권을 행사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그 안에 이해관계 얽힌 사람들만 역사를 보지 못할 뿐이다. 어려울수록 동지나 진영 대신 국민을 보고 답을 얻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