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설비투자와 재정집행에 성장률 제고 관측
내년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출 4% 플러스 반등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2% 달성에는 무리가 없다고 내다봤다. 3분기 성장률 성적이 저조했지만 4분기에는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정부의 재정투입이 일정 부분 성장률 제고에 기여하는 만큼 1%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내년은 올해 바닥을 친 기저효과로 2.3%로 다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1%대로 떨어질 것이란 민간의 전망과는 대비된다.
▮4분기 성장률 반등 예상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 성장률에 대해 “4분기 성장률이 상당히 중요한 사항”이라며 “상반기에 설비투자가 큰 부진을 보였지만 3분기 들어 마이너스 폭이 축소됐고 4분기에 좀 더 많이 축소될 것이다. 기술적으로 반등하는 영향들이 4분기에 상당 부분 보여질 것”이라고 했다. 기업 부문에서 설비투자가 이루어지고, 정부에서도 재정집행률을 끌어올린다면 성장률이 올라갈 것이란 이야기다. 그는 “이런 부분을 감안해 4분기 성장률은 3분기보다 낫기 때문에 연간 2.0%으로 만드는 데 무리가 없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도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4% 정도 예상한다. 올해 성장률이 워낙 낮아진 상태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3.0%에서 3.4%로 올라가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경제가 반등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우리 성장률도 2.0%에서 2.3%로 올라가는데 무리가 없다”고 했다. 또 “현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세계를 둘러싼 글로벌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완화되고 있는 추세인데 갑작스럽게 나빠지지 않는다면 3.0%에서 3.4%로 가는 게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내년 반도체 수요 증가
김 실장은 특히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가 투자 부진이고, 이는 중간재·자본재와 연관돼 있던 것”이라며 “내년에 성장률이 다시 올라가는 근본적인 원인은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쪽의 경기 개선이 예상되고, 신흥국 경기 개선은 대부분 투자가 반영되는 것들이 있고, 어느 정도 우리 주력 품목인 중간재·자본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포인트”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 포인트는 주력상품인 반도체가 올해 상당 부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글로벌 전체 수요가 물량 기준으로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물량 기준으로 수출이 올해 1.0%에서 내년 3.2%, 상품수출 물량은 -0.4%에서 2.8%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수출 금액 기준으로는 올해 10% 하락하고 내년 4% 플러스로 돌아서는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이어 “올해 마이너스 요인 중 가장 큰 게 반도체 단가 하락이었고 기저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금액 기준 4%를 달성하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6개월내 추가 금리인하 요구
다만 KDI는 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정책과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실장은 “거시정책 방향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확장 재정정책의 폴리시믹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재정정책과 관련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정도의 총지출 증가가 예상되고, 내년에 단기적으로 재정 적자폭도 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지출 측면에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지출이 급속하게 늘어난 분야가 꽤 있을 것이다. 그 늘어난 분야가 정말로 원래 정책이 의도한 목적에 제대로 쓰였는지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판단해보고, 달성을 못 했다면 의무지출이라도 그 지출 방식을 전환해줌으로써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향후 6개월 정도 시계로 볼 때 한 번 정도는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지금 기준금리 아래서 충분히 인하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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