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과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지수 조정 겹쳐 발생"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가 최근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확대되는 움직임과 관련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발동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4조원이 넘는 외국 자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데 대해 “12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정, 기업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 일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MSCI 지수 조정이 중첩된 데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국내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 전개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MSCI 지수조정이 맞물릴 경우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확대되며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의 MSCI 지수 조정 당시에도 조정이 마무리되고 미·중 갈등이 완화되면서 외국인 주식자금 흐름이 안정되는 등 금융시장이 복원력을 보였던 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차관은 “미중 양국의 협상 전개 양상에 따라 이달 15일 예정대로 추가관세가 부과될 경우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면서 상황별 금융시장 안정 수단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또 외환시장에 대해서도 “투기 등에 따른 환율 급변동 발생시 적시에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한다는 외환정책 기본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차관은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되는 등 한반도 정세 변화로 인한 시장 변동과 관련해서는 “북미간 몇 차례 정상회담을 한 뒤 합의 이행 과정에서의 이행을 둘러싼 이견 정도이므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핵실험이 시작되고 활발하게 진행될 때는 한반도의 긴장이 외환·주식 시장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최근 지정학적인 이슈는 지정학적인 측면에서만 논의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세가) 한국 외환시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돼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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