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외국인·원화 호재에 신고가 등 강세
내년도 업황 긍정적 전망에 호재 시너지 효과 작용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하는 IT 대형주들이 원화 강세와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일부 종목을 제외한 이들 종목의 대부분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주가 움직임을 보이며 남은 한 해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후 2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각각 3.29%, 4.40% 오른 5만6500원과 9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는 전일 2.51%의 상승 폭을 나타내며 종가 1만6350원에 거래를 마쳤고 17일 오후 2시 기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도 지난 16일 1.74% 오른 23만3500원에 장을 마쳤고, 17일도 0.21% 상승하며 6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이어갔다. 다만 IT 대형주로 거론되는 종목 중에서 삼성전기는 1.64% 내렸고, LG전자는 전일 0.28% 하락했지만 17일 오후 2시 현재 0.97% 상승했다.
국내 대표 IT 대형주인 이들 종목은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52주 신고가를 나란히 경신했다. 이처럼 IT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하는 데는 확실한 매수 주체가 뒤를 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1월 중순 이후 끊겼던 외국인 매수세가 지난주부터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총 6514억2512만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았다. 연초 이후 누적된 보유율도 55.61%에서 57.10%로 증가하는 동안 주가도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삼성전기도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삼성전자 못지 않다. 삼성전기의 경우 4분기 내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입돼 순매수 규모만 6898억2313만원으로 삼성전자보다 앞섰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은 LG이노텍도 꾸준히 매집해 1041억4400만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하는 등 IT 대형주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수급 유입 배경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전환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 전망, 사업 구조 개편 등이 맞물려 내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타결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원화 강세 기조의 환율로 전환된 점도 외국인 수급 회복에 기여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로 일관하던 지난달 말부터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주에는 1191.3원까지 오르며 강달러 기조가 계속됐다. 하지만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소식 이후 환율은 큰 폭으로 떨어져 지난 16일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1172.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7일도 오후 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이 1164.8원까지 내렸다.
아직 미·중 무역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동안 외국인 수급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실적 개선 전망 등과 맞물려 내년 초까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주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1차 합의로 국내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내년 유망한 업종인 반도체가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했다”며 “상승 배경은 올해 12월 반도체 가격 하락 둔화로 내년 반도체 가격 상승의 기대감 증대, 중국의 기술이전 요구 중단 및 지적재산권 강화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지배력 우위 유지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3년 만에 성장세로 전환, 미국과 중국에서 5G폰 교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2019년 재고조정 효과가 2020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