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수업계가 하루하루 분주하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시행으로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수업계 2위권 업체들은 재빠르게 생산량을 늘리는 가운데 시장 1위 업체인 제주삼다수만 주춤하고 있어, 이번 사태로 생수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생수 업체 출고량이 일제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 백산수 2월 출고량은 2만300톤으로, 전월(1만5600톤)보다 30%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도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출고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상승했다고 밝혔다. 해태음료 강원평창수 2월 출고량도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추세를 보이자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생수 소비량이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외식을 줄이는 대신 집밥 문화가 늘었고, 감염병 예방을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권장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태 장기화와 팬데믹 가능성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집안에 생필품을 비축하는 사재기식 구매에 나선 것도 생수 소비량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연재해나 질병 유행 등이 있을 때마다 생수 수요가 급증하는 편”이라며 “생수 시장 성장세가 더욱 빨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생수 시장 규모가 8259억 원으로 추정된다. 생수 시장이 연평균 10% 성장률을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시장 규모가 최초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생수업계 1위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삼다수는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사태 전후 출고량 변동이 없었다. 업계에서는 제주삼다수가 지난 1월 초 17일간 총파업을 겪은 데 이어 지난달 설비점검 차원에서 2주가량 생산 중단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제주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대 후반 50%를 웃돌았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9.8%로 40% 선이 무너졌다. 제주삼다수는 지난해 10월 출시 후 처음으로 편의점에서 ‘1+1’ 행사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