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망행위로 120억원 편취, 특경범죄 사기죄 성립되나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기업사냥꾼 이주석의 사기 행각으로 인해 또 하나의 코스닥기업인 에이아이비트가 ‘의견거절’을 맞았다. 이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된 에이아이비트는 애꿎은 주주와 직원들에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전망이다.
에이아이비트는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감사의견거절로 인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출한 에이아이비트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 요약재무정보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사실상 흑자부도가 아닌 흑자상폐인 셈이다. 자산총계도 680억원 규모에 부채를 제외하면 순자산만 해도 500억원을 상회했다.
또 감사보고서에는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도 없었고 감사의견과 관련 없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사유도 나타나지 않았다. 즉,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감사 회계법인의 의견거절이 나온 이유 중 가장 큰 결정타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이주석 전 에이아이비트 대표의 관계사와 관련된 지스마트 글로벌 120억원 교환사채(EB)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에이아이비트는 EB 120억원에 대한 부실을 인정하게 됐고 대손충당을 쌓아 결국 당기순손실 138억원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게 됐다.
이주석은 현재 코스닥기업인 지스마트글로벌의 대표이사로 근무중에 있다. 이씨는 2018년 7월까지 에이아이비트에서 각자대표이사로 근무한 바 있다. 이씨는 지난 1월, 에이아이비트의 또 다른 각자대표이사인 박준일에게 지스마트글로벌의 주식을 담보로 하는 120억원의 교환사채 인수 협의를 하며 두 사람이 대표이사로 있는 양사간 불행의 전조가 시작됐다.
두 사람이 체결한 교환사채 계약서에는 만약 채권회수가 어려워 지거나 행사가 어려워질 경우 지스마트글로벌 이사회 절반의 이사선임 권한과 감사선임 권한을 에이아이비트측에 부여하기로 돼 있었다. 또 언제든지 이같은 사유가 발생될 경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지스마트글로벌의 주가는 3천원대였으나 채권을 행사하기로 한 시점부터는 이미 1/10 토막인 300원대 이하로 떨어졌고 급기야 최근에는 주가가 80원대까지 폭락했다.
결국, 이씨는 지스마트글로벌의 EB를 에이아이비트에 매각해 120억원의 거액을 챙겼고, 계약 내용도 이행하지 않아 에이아이비트가 상폐까지 가게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했다. 현재 에이아이비트측은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에 이씨에 대한 사기 범죄행각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씨의 이같은 파렴치한 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에 해당된다. 형법 제 347조 사기의 죄를 범한자가 그 범죄행위로 인해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원 이상인 때에 해당되는 법조항이다. 또 사법당국에서 유죄로 판결되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소 7년이상의 중형을 선고 받게 된다.
검찰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씨와 관련해 지금까지 검찰,경찰에 접수된 사기 및 횡령,배임 등 재산범죄는 무혐의 사건까지 포함해 10건 이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검찰이 최근 인사이동과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든 조사 및 기소가 대체적으로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출신 변호사인 신병재 효성 법무법인 대표는 “최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해체된 이후 증권범죄 및 기업범죄 사건이 상당히 많이 적체돼 있어 기소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최근 법무부의 검찰 조직개편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에이아이비트의 박준일 대표이사는 주주들에 대한 사과문을 통해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부채비율을 대폭 감소시켰지만 교환사채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감사 의견거절이 나왔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재감사를 신청해 감사의견에 대한 적정을 받아 상장 폐지가 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해당기사를 읽고 자신을 입장을 밝힌 이주석 지스마트글로벌 대표는 "본인으로 인해 에이아이비트에 큰 피해를 준 것은 인정하지만 오로지 120억원의 교환사채만으로 의견거절이 나온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에이아이비트에 대해 계약 이행을 하지 못한것은 분명히 인정 하지만 이같은 불상사가 오지 않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박대표와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준일 에이아이비트 대표는 "회사에서 교환사채의 부실을 막기위해 조기상환청구를 4회이상 신청하며 내용증명을 수차례 발송했지만 이대표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감사기간동안 회계법인으로부터 EB거래의 불확실성이 의견거절의 주된 이유가 됐다"며 이대표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박대표는 "이대표는 항상 이런식으로 상대방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빠져 나갈 궁리만 하다보니 주주들과 주변 기업의 피해가 너무나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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