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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3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인 9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2030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1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대란이 본격화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전년 동월(6397억원) 대비 2585억원 증가한 8982억원으로, 한 달 만에 역대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를 기록한 2월(7819억원)보다 1163억원 증가한 수치다. 구직급여 신청자 규모 역시 역대급이다. 3월 구직급여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3월 10만9000명보다 많은 수치다. 구직급여는 재직 당시 고용보험에 가입한 상용직·임시직 노동자에게만 지급한다는 점에서 실제 실업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업 3만5000명 △제조업 1만9000명 △건설업 1만6000명 △도·소매업 1만5000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 1만5000명 등 하나같이 코로나 사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업종들이다. 반면 의약품 제조업과 마스크·손 세정제 등 화학제품 제조업, 간편식 등 식료품 제조업 등 코로나 사태 수혜업종은 가입자 증가세를 유지했다.
실업문제는 실업자 증가에 더해 신규 고용 감소라는 문제도 낳았다. 3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5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만3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소 증가폭이다. 이는 정부 정책이 고용유지장려금·휴업수당 지급 확대 등 기존 일자리 유지에 역점을 두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인 결과다. 이에 따라 20대와 30대 청년층의 취업난이 더 심각해졌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마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기록을 경신하고 청년층 구직난이 심화되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 달만에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은 고통의 시작일지 모르니 특단의 대책을 실기하지 않고 세워야 한다"며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데 가장 큰 걱정이 고용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고용 문제를 의제로 다루겠다"며 "고용 유지 기업에 대한 최대의 지원책을 검토해 과감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