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올리는 전산비 '넘버3'보다 큰 '9등 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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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올리는 전산비 '넘버3'보다 큰 '9등 흥국생명'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4.2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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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총수 일가 출자한 티시스에 전산용역
서울 종로 새문안로 흥국생명 사옥. 사진=흥국생명 
[매일일보 조준영 기자] 태광그룹 흥국생명은 교보생명보다 전산비를 더 쓴다. 거꾸로 생명보험업계 순위로는 교보생명은 3위, 흥국생명은 9위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2019년 전산비로 저마다 571억원과 665억원, 188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해 흥국생명은 전산비에 251억원을 들여 교보생명보다 34% 가까이 많았다. 흥국생명처럼 업계 중하위권인 DB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136억원과 118억원을 썼다. 생보사가 지출하는 전산비는 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비에서 빠져나간다. 흥국생명은 같은 태광그룹에 속한 정보기술(IT)업체 티시스에 전산 유지보수 용역을 맡기고 있다. 티시스는 가까스로 공정거래법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있다. 태광그룹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4.23%)과 배우자 신유나 씨(0.55%), 아들 현준 씨(11.30%), 딸 현나 씨(0.55%), 조카 원준 씨(2.08%)가 보유한 티시스 주식은 현재 총 18.71%다. 공정거래법을 보면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비상장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이런 비상장사 내부거래액이 200억원을 넘어서거나 매출 비중에서 12% 이상을 차지하면 제재를 받는다. 티시스는 지분율 규제를 1% 남짓 차이로 피했지만, 나머지 조건에는 모두 들어맞는다. 회사는 2018년 매출 1480억원 가운데 약 64%에 해당하는 950억원을 태광산업과 흥국생명, 흥국화재를 포함한 20개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티시스는 2019년 영업이익 388억원과 순이익 399억원을 거두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년 만에 저마다 180%와 297%가량 증가했다. 이에 비해 흥국생명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약 7%와 16% 늘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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