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중심의 한류…비대면 확산으로 K콘텐츠 전반 ‘인기’
한국은 웹툰 종주국…미국·일본 중심으로 세계 시장 확대
글로벌 OTT 타고 영상 콘텐츠도 주목…K게임, 여전히 ‘수출 효자’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 생활이 굳어지자,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비교적 음악에만 머물렀던 한류가 웹툰·게임·드라마·영화로 확산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양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되던 콘텐츠들이 세계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K콘텐츠에 대한 수요 증가하고 있다. 분야별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면서 ‘신한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콘텐츠제작사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가 굳어지자, 아이돌 중심의 K팝이 만든 한류가 기반이 돼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해외 고객을 확보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수출액은 지난해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돌파했다. 매출액은 2018년보다 4.9% 증가한 125조원대로 성장했다. K팝·K게임이 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여기에 웹툰·영상 분야에서도 높은 수익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이다. 네이버가 2004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을 만들었다. 다음·레진 등이 이 시장에 참가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최근 5년간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서비스를 안착시켰다. 지난해 한국 웹툰의 글로벌 거래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엔 비대면의 확산으로 성장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네이버·카카오의 웹툰 서비스는 올해 미국·일본을 비롯한 세계 주요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미국 월간 순수 이용자(MAU) 1000만명을 돌파했다. 라인망가는 일본 디지털 코믹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해 최근 한·중·일 웹툰 사업을 북미 법인이 총괄하는 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카카오 역시 일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웹툰 서비스인 픽코마의 올 2분기 거래액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카카오는 웹소설 유통에도 나서고 있다. 풍부한 자체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웹소설→웹툰→영상으로 이어지는 2·3차 창작물 제작도 많아져 확장성이 높다. 특히 마블처럼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며 여러 작품을 제작하는 시도도 활발하다. 네이버의 슈퍼스트링과 카카오의 승리호가 대표적이다.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 콘텐츠도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콘텐츠 순위 1위에 K콘텐츠가 오르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기생충 열풍 이후 비대면이 확산돼 국내 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K게임도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중심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 중 게임 분야(약 8조3125억원)가 67%를 차지했다. 올해는 ‘코로나 특수’와 하반기 신작 게임 대거 출시 등으로 해외 시장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게임상장주(코스피+코스닥)의 합산 시가총액은 최근 약 50조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사드 배치’ 이후 유지됐던 중국의 한한령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와 게임 산업의 전망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