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임성기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부인
임 前 회장 도우며 그룹에 다양한 기여
법정상속분에 의거, 최대 주주 될 전망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한미약품그룹은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신임 한미약품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고 10일 밝혔다.
송 신임 회장은 고 임성기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CSR 담당)을 맡아왔다.
송 신임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및 계열사 설립과 발전 과정에서 임성기 전 회장과 주요 경영 판단 사항을 협의하는 등 임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한미약품그룹 성장에 조용히 공헌해왔다.
특히 북경한미약품 설립 당시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 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국내 공장 및 연구소 설립과 확대, 주요 투자 사항 등에 대해서도 임 전 회장과 논의하며 판단을 도왔다.
당초 임성기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새벽 향년 80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어가면서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차기 후계자로 유력하다는 업계 전망이 끊임없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1.26%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가진 송 신임 회장이 3.65%를 보유한 임종윤 대표 대신 한미약품그룹의 왕좌에 앉게 됐다.
임 회장은 생전 한미사이언스 주식 2262만4496주(지분율 34.27%)를 보유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계열사 한미약품, 제이브이엠, 온라인팜과 손자회사 북경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유족들간 협의된 유언장이 없다는 가정 아래 법정상속분은 배우자 1.5, 장남 1, 장녀 1, 차남 1의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이 비율대로라면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 여사에게 11.43%, 삼남매에게 각각 7.62%씩 돌아간다. 결과적으로 임종윤 대표는 11.27%의 주식보유율을 배당 받게 되고, 배우자인 송 신임 회장은 12.69%로 앞서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외부 언론에서 임종윤 대표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회사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바 없다”며 “이번 송 신임 회장의 추대는 회사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걸쳐 결정된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단,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경영관리와 신약개발 부문으로 나눠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권세창 사장과 우종수 사장이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 신임 회장은 이날 “임성기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 없이 계속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의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강국을 이루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