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주의 정책 일환···한미 SMA 합의 뒤집을 가능성
방위비 협상 좌초에 병력 철수···트럼프 '돌출 행동' 대비 필요
방위비 협상 좌초에 병력 철수···트럼프 '돌출 행동' 대비 필요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제47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나라를 의미)'으로 지칭하며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타결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한국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7일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미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자국 우선주의' 공약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원칙을 미국에 '군사적 지원'을 받는 국가들에 어김없이 적용할 공산이 크다. 그는 취임 후 미국의 안보지원을 받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제공하라는 취지의 압박을 동맹국 등에 가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는 지난달 4일 2026년 첫해 분담금을 전년 대비 8.3% 증액하고 이후 분담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5년간 적용되는 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전격 합의했다. 2030년까지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 금액을 확정한 것이다. 현행 협정 만료를 2년 가까이 남겨둔 상황에서 협상의 조기 착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SMA를 재협상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수차례 재집권 시 대폭 인상된 '방위비 청구서'를 내밀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15일(현지 시간)에는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표현하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9490억 원)를 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00억 달러는 2026년 방위비 분담금으로 정해진 액수(1조5192억 원)의 9배에 달한다. SMA는 국회 비준 절차가 필요한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행정협정'으로,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판단만으로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어느 정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리한 수준의 인상을 요구한다면 양국 간 마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트럼프 1기' 시절 양국은 방위비 인상 수준에 견해차를 보이며 SMA가 타결되지 못했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서야 SMA를 마칠 수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재협상을 위해 앞서 1기 행정부 때처럼 주한미군 철수·감축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방위비 협상 타결이 지연됐을 당시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수시로 언급했다는 이야기는 당시 참모들의 폭로로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