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마저 '살얼음'... 해리스 "美 분열에 지쳐" vs 트럼프 "선거사기 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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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마저 '살얼음'... 해리스 "美 분열에 지쳐" vs 트럼프 "선거사기 얘기도"
  • 이현민 기자
  • 승인 2024.11.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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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트럼프의 '갈라치기 정치' 겨냥
트럼프 일부 참모, '조기 승리선언' 건의
좌측부터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좌측부터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미국 대선 개표가 5일(현지시간) 진행 중인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 양상을 펼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우리를 분열시키는 이 시대에 솔직히 지쳐있다"며 "우리 모두는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갈라치기 정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일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자신을 "지능이 낮다"(low-IQ individual), "쓰레기"(trash) 등으로 모욕한 것에 대해선 "내가 집중하는 걸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나는 그런 소음에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니아주 내 5개 지역을 돌며 강행군을 펼쳤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 7개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다. 이곳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당초 '러스트벨트' (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한 펜실베이니아는 노동자 계층 유권자가 많아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2016년 대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고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7%p 차로 신승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영화 '록키'에 나왔던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에서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술관 앞 계단을 두고 "언더독(underdog·약자)에서 시작해 승리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곳"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동력은 우리 편"이라고 발언했다.  이날 현재 해리스 부통령은 싱턴DC의 모교이자 흑인 대학인 '하워드대'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오맬리 딜런 해리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를 마무리하며 느낌이 매우 좋다"면서도 "경합주 윤곽이 내일 아침까지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인내심을 갖고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필라델피아에서 대규모 선거사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짧은 글에서 "필라델피아에서 '대규모 선거사기'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 집행기관이 오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니아에서 패배할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최대 경합 주에서 패배해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했을 때도 승복하지 않았다. 그는 부정투표를 주장하며 "대통령직을 도둑 맞았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화당 당원인 필라델피아시의 세스 블루스타인 커니셔너는 "이 주장은 절대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필라델피아에서의 투표는 안전하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택에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투표를 마무리했다. 그는 "우리가 매우 상당한 우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3번째 대선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이 최고의 선거운동이었다"고 자평한 뒤 "첫 대선(2016년)에서 훌륭하게 했고, 두 번째 대선(2020년) 때 훨씬 더 잘했는데 무언가 일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4년 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배할 경우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약 공정한 선거라면 승복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나란히 선거인단 과반(538명 중 270명)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지를 묻는 말에는 "그런 일은 결코 발생할 리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분증 확인을 거쳐 종이투표 용지로만 투표하게 한다면 이날 오후 10시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조기 승리선언'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개표에서 수십만 표 앞서 있거나 캠프 내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승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 조기에 승리선언을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인 리조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오늘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 꼭 투표를 해야 한다"며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호소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한 투표소에서 부인 우샤 밴스와 투표를 마친 뒤 "결과를 알 수 없지만 느낌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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