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준영 기자]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사모펀드로 사고친 라임자산운용 출신을 대기업집단 가운데 홀로 등기임원으로 끌어안았다.
20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낸 기업집단현황을 보면 임일수 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본부 이사는 현재 한투금융그룹 계열사 4곳에서 등기임원으로, 1곳에서는 미등기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반면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나머지 대기업집단에는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라는 꼬리표가 붙은 곳에서 온 등기임원은 없었다. 삼성ㆍ현대자동차ㆍ한화ㆍ농협ㆍ미래에셋그룹을 비롯한 11개 대기업집단이 증권ㆍ자산운용사를 가지고 있다.
한투금융그룹이 상대적으로 외부 인재 수혈에 열려 있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나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서 일했던 인력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만 없다면 이직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임일수 전 이사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상무로 이곳에서만 미등기임원으로 일한다. 다른 한투금융그룹 계열사인 이메디원과 도시환경, 그린환경기술, 이큐그린제2차 4곳에서는 등기임원이다.
겸직은 PE 특성상 필수적이다. 한투금융지주가 100% 출자한 한국투자PE는 사모펀드에 용역(업무집행사원)을 제공하고, 경영ㆍ자문 업무를 한다. 임일수 상무가 겸직하고 있는 이메디원이나 도시환경, 그린환경기술은 모두 한국투자금융그룹 사모펀드에서 투자하고 있는 비금융사로 '진짜 계열사'는 아니다.
한투PE는 2019년 영업이익 23억원과 순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이나 키아라캐피털 같은 국내외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은 54억원에 가까웠다.
임일수 상무는 작년 말 라임자산운용을 떠났고, 과거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에서도 일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사모펀드 분야에 진출하고, 국내 1위 채권평가회사인 한국자산평가를 사들이는 데 기여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