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갑(甲)의 횡포’ 논란에 휩싸인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식품과 유통 업계가 일제히 윤리경영을 강조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빙그레는 이건영 대표이사가 최근 직원들에게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 행위를 비롯한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대리점의 반송 시스템을 이미 갖춰놓고 있다”며 “윤리경영을 강조하면서 내부 단속에 지속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다른 식품업계도 기존에 진행해온 윤리경영·상생 제도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한국야쿠르트의 경우 ‘야쿠르트 아줌마’와 계약을 할 때 회사를 ‘을’로 표시해 오고 있다.CJ제일제당은 대리점주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직통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사조그룹은 내부 직원의 교육을 강화하고 대리점주와의 간담회 주기를 월 2회로 확대키로 했다.한편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막말 논란 사건 이후 지난 9일 대국민사과로 사태 진압에 나섰지만 매출은 직격탄을 맞으며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반면 매일유업과 서울우유, 동서식품 등 경쟁사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남양유업 사태의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A대형마트에서는 4∼8일 남양유업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1.2% 감소했다.제품군별로는 커피가 16.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우유 15.6%, 분유 7.1% 감소했다.
이에 반해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매출은 1.2% 증가한 가운데 우유는 5.1% 늘었다. 분유는 2.3% 줄었지만 남양유업 감소폭(7.1%)보다는 작다.B대형마트에서는 5∼8일 남양유업 제품 가운데 우유 매출이 25.4% 줄었으나 서울우유는 5.1% 증가했다.남양유업 분유와 커피 매출은 각각 5.8%, 3.7% 줄어든 반면 매일유업 분유는 0.8% 감소하는데 그쳤고, 동서식품 커피매출은 8.8% 증가했다.대형마트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우유나 커피 매출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지난 8일부터 불매운동을 시작했다.남양유업의 대국민사과에도 오히려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업체는 늘고 있다.편의점 관계자는 “남양유업 사태가 소비자 동향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추이를 보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전편협은 앞으로 남양유업의 매출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전편협 관계자는 “조사한 바로는 불매운동을 시작한 8일부터 20% 정도 업체들이 동참했으나 10일까지 35%가량으로 늘었다”며 “갈수록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는 편의점 매출의 큰 변동이 없다 하지만 납품 자체를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그 근거는 정확치 않다”고 말했다.아울러 “이번 사태는 불공정한 을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며, 소비자들 또한 공감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의 원만한 대화와 진전성 있는 화해의 노력이 있다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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