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어 곡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정상에 오르며 K-POP(케이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빌보드는 3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 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빌보드는 “비영어 곡이 핫 100 1위를 한 것은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스페인어 곡 ‘데스파시토’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라이프 고스 온’은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20일 발매한 미니앨범 ‘비(BE)’의 타이틀곡으로, 후렴을 제외한 대부분의 파트가 한국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보여주는 핫 100 차트에서 한국어 가사의 곡이 1위에 오르기는 이 차트의 62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발매한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지난 10월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에 이어 ‘라이프 고스 온’까지 최근 발표·참여한 세 곡으로 연속해서 핫 100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빌보드에 따르면 이는 비지스(1977년 12월~1978년 3월)의 ‘토요일 밤의 열기’ 사운드트랙 이래 42년여 만에 최단기간에 핫 100 1위를 3번 기록한 것이다. 차트 데뷔와 동시에 1위에 등극하는 ‘핫 샷’ 데뷔를 두 번 이상 한 그룹도 방탄소년단이 유일하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새비지 러브’ 리믹스에서 일부 가사를 한국어로 소화했지만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이어서, 온전한 자신들의 곡이자 한국어 곡인 ‘라이프 고스 온’의 1위는 의미가 크다.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발표한 곡 가운데 ‘온’(ON)은 올해 초 4위,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지난해 8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닐슨뮤직 데이터에 따르면 ‘라이프 고스 온’은 이번 핫 100 집계 기간(20∼26일) 미국에서 1490만회 스트리밍되고 15만건 판매(다운로드 12만9000건, 실물 싱글 2만건)됐다. 라디오의 경우 집계에 반영된 23∼29일 41만명의 청취자에게 노출됐다. 한국어 곡이어서 라디오 방송 횟수가 저조했지만 음원 판매량이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이너마이트’도 핫100에서 14위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방탄소년단의 2곡이 핫 100 ‘톱 5’ 안에 랭크됐다. 또 ‘라이프 고스 온’이 수록된 ‘BE’ 앨범도 이번 주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진입해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의 메인 앨범 및 싱글 차트 정상에 동시 데뷔하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빌보드에 따르면 한 주에 빌보드 200과 핫 100 정상에 동시 데뷔한 기록을 가진 가수는 팝 디바 테일러 스위프트와 방탄소년단 뿐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역시나 언제나, 아미 여러분 덕분입니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