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편의점용 코카콜라 등 가격 인상…대형마트로도 번질 예정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장기화 시 가공식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다가오는 새해부터 음료들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자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음료업계 발(發) 가격 인상이 식품·외식업계로 번지면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는 내년 1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팔리는 코카콜라 가격을 100∼200원 올린다. 캔은 1400원에서 1500원, 500㎖ 페트병은 2000원에서 2100원, 1.5ℓ 페트병은 3400원에서 3600원으로 오른다. 탄산수 제품 씨그램은 1400원으로 100원 비싸진다.
코카콜라음료 관계자는 “편의점 가격 인상은 2016년 11월 이후로 4년 2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오츠카도 내년 1월 1일부터 편의점용 포카리스웨트 245ml 판매가를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인상한다. 2018년 5월 이후 약 2년 7개월여 만이다. 편의점용 오로나민C 120㎖는 1200원으로 기존 대비 20% 오른다. 데미소다 250㎖ 가격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인상된다.
해태htb는 편의점에서 팔리는 평창수 2ℓ 제품 가격을 1400원에서 1500원으로, ‘갈아 만든 배’ 1.5ℓ 값을 39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린다. 해태htb 관계자는 “유통환경 변화와 원가 상승 등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면서 “가격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 절감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편의점 유통 과정에서 영업비용, 물류비 등이 추가로 발생해 원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대형마트와 기타 유통채널 제품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마트는 내년 1월 1일부로 코카콜라음료의 파워에이드와 토레타 가격을 약 7% 올린다.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는 편의점보다 한달 늦은 내년 2월 1일부터 4~7%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일반 음식점에 납품하는 업소용 코카콜라 가격도 이달부터 인상됐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12월 2일자로 코카콜라 가격이 인상됐다”며 “캔 500㎖ 24개가 1만6500원이었는데 1만7500원에 납품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음료업체들이 제품 판매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식품·외식업계까지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식품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원재료 값 등을 이유로 매년 연말연초 가격인상을 진행해 왔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지역간 이동 제한으로 세계 곡물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도 가격인상 도미노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커피 원두를 포함해 옥수수와 밀 등이 해외 시장에서 주요 곡물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밀과 옥수수 등 곡물을 활용하는 제분업체들은 원료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들이 출고가 인상에 나서면 빵·라면·과자 등의 연쇄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이미 오뚜기는 올해 9월 즉석밥 제품 3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앞선 지난 8월 롯데제과는 목캔디와 찰떡파이 가격을 평균 10.8% 올렸고, 나뚜루 아이스크림 제품군의 가격도 평균 10.5% 올렸다. 대상 역시 지난 5월 포장김치 가격을 4년 만에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선두 업체가 과감하게 가격을 올릴 경우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악화된 만큼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