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기획] 세계인 입맛 잡은 ‘코리안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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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주년기획] 세계인 입맛 잡은 ‘코리안 푸드’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06.27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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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해외시장에서 국내 식품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매료시킨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경쟁력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의 다각도의 비전과 공격적인 마케팅, 유통 인프라 구축 등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현지화 안착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현재도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글로벌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마요네스·초코파이·도시락면… 중국·러시아서 돌풍
비비고·메로나·신라면… 남미·미국서 한류 주역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우리 기업들의 강점은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끝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맛’은 그 상품군도 다양해 세계인의 대표 한류 먹거리로 자리매김 했다.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올해도 기업들의 우리 먹거리 알리기를 위한 해외시장 활로 찾기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 진출한 업체들은 점차 안정적인 기반이 갖춰지면서 현재보다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란 희망적인 분석도 지배적이다.

 

오뚜기 마요네스

오뚜기는 정체 상태에 있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러시아 등 해외로 눈을 돌려 마요네스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996년 우연히 자사의 ‘오뚜기 골드 마요네스’의 맛을 본 러시아 상인들이 본국으로 박스 채 사가면서 수출이 이뤄지기 시작한 마요네스는 현재 러시아 수출액만 500억원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현재 현지 시장점유율도 70%대를 돌파했다.

추운 지방이라 기름기 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은 많은 소스류 중 유독 마요네스를 선호하며 이를 육류와 과자, 빵을 찍어먹는 소스로 애용하는 가하면 심지어 라면에도 넣어서도 먹고 수프에 넣어 먹기도 한다.

러시아에서 ‘오뚜기 마요네스’가 ‘노란 뚜껑 마요네스’로 통하자 여러 업체들이 노란 뚜껑 마요네스를 흉내 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원조 노란뚜껑 마요네스의 고소한 맛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독보적인 인기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아 외에도 오뚜기 마요네스는 미국과 몽골 등 전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되며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마요네스는 기존의 병 제품 일색에서 튜브 용기의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으며, 골드 마요네스의 고급 이미지를 안착시키기 위해 포장에 금박을 이용하는 시각적인 차별화 전략도 구사했다.

 
농심 신라면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은 더는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다. 1986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신라면의 누적판매량은 약 220억 봉지로 이를 일렬로 세웠을 때 지구를 100바퀴나 돌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이미 해외교포들이나 관광객들 사이에서 신라면은 ‘식품업계의 반도체’로 불리며 외화를 벌어들이는 한국 대표 수출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면은 또 일본, 중국,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그동안 수출실적이 없던 이슬람국가와 칠레 푼타 아레나스까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은 몰라도 신라면은 안다는 현지 외국인들의 말이 신라면의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해발 4000m가 넘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은 이곳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필수 먹거리로 통하며, 최근 가수 싸이로 유명해진 신라면블랙컵도 입점돼 6월 중 판매에 돌입했다.

세계 최고봉이 모여 있는 ‘히말라야’에서도 신라면은 찾을 수 있다. 등산 마니아들이 한번쯤은 도전한다는 네팔 안나푸르나 트래킹. 여러 국가의 트래킹 족들이 산을 오르기 전 배낭에 챙기는 간식이 바로 ‘신라면컵’이다.

트래커들의 신라면컵 애용 덕분에 네팔 대부분의 마을 식당에서 신라면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처음엔 한국, 일본인들이 주로 라면을 찾았지만, 이제는 웬만한 트래커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구 최남단에는 ‘신라면집’이라고 불리는 라면가게도 있다. 신라면은 오랜 품질 승부 끝에 세계 80여개국에 우리 맛으로 진출한 식품한류 성공스토리의 중심이 되고 있다.

 

CJ푸드빌 비비고

CJ푸드빌의 글로벌 한식 세계화 브랜드인 비비고(BIBIGO)는 지난 2010년 국내 론칭 이후 미국 LA의 UCLA 웨스트우드점, 싱가포르 래플즈시티점, 영국 런던 소호점 등 세계 주요 핵심 상권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한식 브랜드 최초로 영국 런던의 중심가에 선을 보이며 글로벌 대표 한식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비고는 이들 매장을 중심으로 국내 한식 문화를 알리고 전파하는 데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현지에서의 뜨거운 반응으로 국내 외식 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현지화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런던 비비고의 경우에는 유럽에 한국 외식 브랜드가 진출하는 첫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비비고의 해외 진출은 북미 지역의 미국 LA, 아시아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에 이은 것으로 전 세계 K-Food 진출의 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더한다. 또한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진출함으로써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비비고는 개개인의 기호에 맞게 밥과 소스, 토핑을 선택해 비빔밥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비빔밥 전문점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 유명 매체를 통해서도 유명세를 톡톡히 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인기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포스트가 꼽은 LA 지역의 최고의 건강식 패스트푸드, CBS의 LA지역 방송국인 KCAL9 뉴스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레스토랑’으로 보도됐다. 또한 LA타임스의 비즈니스 섹션 커버스토리에 미국에 최근 진출하는 한국브랜드의 대표 사례로도 소개됐다.

특히 2010년 8월 해외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베이징점은 매출의 30%가 테이크아웃일 정도로 중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비빔밥을 간편하고 건강한 영양식으로 인지시키는 데 성공했다. 비비고는 현재 6개국에 진출해 총 1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리온 초코파이

초코파이는 1974년 출시된 이래 큰 인기를 누리며 글로벌 제과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만 약 20억 개 이상이 팔리는 등 매년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쉬멜로우와 비스킷, 초콜릿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진 초코파이는 올해로 출시된 지 39년을 맞이한 오리온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초코파이는 지난 1990년대부터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해 해외 각지로 진출했다. 특히 제품의 브랜드 가치인 ‘정(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각 나라 사람들의 고유한 정서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우선 중국에서는 2008년부터 하오리여우파이(초코파이 중국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Tinh(띤)’이라는 단어를 초코파이 포장지에 넣어 친근감을 주는 데 성공했다. 조상 숭배 전통이 강한 베트남에서는 조상에 대한 감사와 집안의 행복을 기원하고 있는 가운데 오리온 초코파이가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1993년부터 러시아에 수출하기 시작한 초코파이는 차를 많이 마시는 러시아 문화에도 잘 어울려 역시나 인기가 좋다.

지난 1990년대 초반 부산을 중심으로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의 초코파이 구매 붐이 일면서 처음으로 러시아에 진출했고, 1993년부터는 직접 러시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의 국내 누적 매출액은 2012년 기준 약 1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초코파이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글로벌 1등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최고의 브랜드 경쟁력을 위해 품질과 맛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빙그레 메로나

겨울철이 아이스크림 비수기라는 통념을 깬 제품이 있다. 빙그레 메로나를 두고 하는 얘기다. 특히 브라질과 연중 더운 지역인 하와이,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어 비수기 없는 아이스크림으로 등극했다.

메로나는 지난 2008년 수출 이후 브라질에서 원화 기준 2500원 정도의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수십만 개씩 판매되고 있다.

메로나는 텁텁한 우유 맛에 멜론 맛을 첨가한 상큼하고 풍부한 맛으로 해외 30개국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다른 수출품목과 달리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맛의 변화를 주지도 않았지만 멜론 맛 이외에도 딸기,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등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추가로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브라질 외에도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시장에서 확실한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메로나는 수출 7개월 만에 이들 나라에서 수입 아이스크림 중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지난 1995년 진출 이후 하와이에서 이미 현지화 된 메로나는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뉴욕 맨해튼에 상륙해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빙그레는 이 들 국가를 각각 아시아권, 북미권, 남미권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1년 365일 팔리는 아이스크림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팔도 도시락

팔도의 용기면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용기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 라면’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시락의 러시아 매출은 1990년대 후반 연 200억원대에 그쳤으나 2005년 800억원, 2008년 1300억원으로 급증, 2010년에는 연매출이 1650억원에 달했다.

팔도는 이 같은 인기 비결을 현지 경쟁 제품에 비해 고급스러운 품질과 차별화된 맛으로 꼽는다. 면발이 빨리 퍼지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도시락은 원료를 고급화하고 우월한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제품고급화에 신경을 썼다.

또 지속적인 도시락 리뉴잉(renewing)을 통해 제품 차별화에도 공을 들였다.

1997년 팔도가 블라디보스토크에 사업소를 개설한 뒤 도시락의 러시아 매출은 600% 이상 급증했다. 이후 1999년에는 모스크바에도 주재사무소를 낸 데 이어 2005년부터는 모스크바 인근 라멘스코예와 리잔에 라면 공장을 잇달아 지으며 현지화 마케팅을 강화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팔리는 도시락은 전량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도 팔도는 크리머, 간장, 스틱커피, 스낵 등 기타 신제품 출시를 통해 종합식품회사로써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팔도 해외영업 안중덕 팀장은 “중남미, 인도, 아프리카 지역 등 신흥 국가들을 적극 개척하고 신영역의 제품을 출시해 해외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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